헌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서울시는 들어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국회 앞 평등텐트촌에서]

 

헌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서울시는 들어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비영리법인 신청을 불허하며 성소수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서울시가 이제는 헌법의 기본정신마저 부정하고 왜곡하는가.

 

조직위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서울시는 법인의 설립 목적이 ‘성소수자 권리 보장’이라면 헌법 제36조 1항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해괴한 입장을 표명했다. 근거로 내세운 헌법 제36조 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이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가족결합 및 가족실천에서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평등과 민주주의라는 점을 선언한 것이지, 혼인과 가족생활의 권리를 남성과 여성의 결합에만 보장하고 제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서울시는 헌법 제11조 1항을 보라. 모두가 권리의 주인이며, 모두가 권리의 주체다. 그 어느 누구도 존엄과 평등의 권리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의 기본정신이다. 평등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며, 그렇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권리다. 이미 지난해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법인설립 불허가처분에 대해 차별적인 행정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받은 바 있다.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그대로 수용하는 관행을 변화시키는 것이 행정기관으로서 헌법을 실현할 서울시의 책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국회는 헌법 제10조를 보라. 행정기관이 앞장서 헌법을 근거로 특정한 사회구성원 및 집단의 권리를 부정하는 작금의 사태가 비단 서울시만의 책임은 아니다. 차별과 혐오를 방치하며 평등권을 보장할 의무를 저버린 책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표계산에 골몰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무를 방기한 책임을 직시할 때다.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행정기관이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하다.

 

끼니를 챙겨야할 때보다 더 빈번하게 등장하는 한국사회의 차별과 혐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변화시켜야 할 때다.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이 차별금지사유로 포함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22년 4월 14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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