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2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태국 방콕으로 떠났습니다.
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엔 행사가 주로 열리는 국가입니다. 이번에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에서 더반선언 및 행동계획 25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되는 행사가 태국 방콕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더반선언 및 행동계획(Durban Declaration and Programme of Action, 2001)
200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채택된 선언. 인종주의, 인종차별, 외국인혐오를 철폐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채택한 포괄적인 인권 선언과 행동계획입니다. 노예제·식민주의가 초래한 역사적 불평등을 인정하고, 각국에 차별 방지를 위한 법·정책 마련과 피해자 보호, 교육 및 국제협력 강화를 촉구하였습니다.
9월 23일 수요일, 방콕 소재 유엔 건물에서 종일 진행된 <더반선언 및 행동계획 25주년 기념 지역행사-Regional Commemorative Event of the 25th Anniversary of Durban Declaration and Programme of Action>에서는 2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오전에는 <아시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Comprehensive Anti-Discrimination Legislation in Asia>로 공식 연사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오후에는 <아시아 지역 차별금지법 제정 네트워크 발족-Launch of “Asia Regional Network on Comprehensive Anti-Discrimination Legislation”>이 진행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한국의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단체로 유엔의 공식초대를 받아 이 날 행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장예정, 조혜인 공동집행위원장과 소속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이 함께 하였습니다.

9월 23일, 아침.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미니 깃발과 함께 출발.

공식 행사 시작전,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은 인터뷰를 촬영했습니다.
- 왜 한국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하게 필요한가요?
- 법제정 과정에서 어떤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뭔가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택하고 있나요?
-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차별철폐운동과 평등증진운동에서 한국은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요?
- 아시아 국가들의 시민사회 상호협력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요?
위 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추후 유엔 SNS 등으로 공개됩니다.


유엔에 진출한 차별금지법있는나라 미니깃발~



이번 출장에 차별금지법있는나라 미니깃발뿐 아니라 그동안 차제연에서 제작한 스티커, 소책자, 리플렛, 소소하게 제작한 굿즈들을 챙겨갔습니다. 짧은 일정에 꽤 무겁에 챙겨온 굿즈들이라 모두 나눠드리고 가고 싶어하던 중, 김혜정 소장님께서 광고시간이라도 받아서 안내하자는 제안으로 자랑스러운 액션크루 1기의 리플렛을 소개하고, 극우리포트, 기독교인을 위한 차별금지법 안내서도 모두 나눠드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리플렛의 일러스트의 호응이 좋았습니다. 또한 한국처럼 종교계의 강한 반대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필리핀에서 기독교인을 위한 차별금지법 안내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후원인, 러닝크루 집중 모집 당시 제작했던 손수건은 이날 행사를 위해 몇 달동안 애쓰신 유엔의 사무관들께 선물하였습니다. 한국어로 쓰인 평등, 우리는 평등으로 간다의 의미와 러닝트랙을 형상화한 타이포그라피라는 설명을 듣고 정말 잘 만든 굿즈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답니다. (디자이너님 보고 계시나요?)

오전에는 유엔 인종차별특별보고관의 기조연설과 일본, 필리핀, 인도의 이야기를 전해준 활동가들의 연설, 그리고 소수자 인권그룹의 활동가와 2023년 유엔의 모든 회원국에 배포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작 작업을 총괄한 사무관의 연설과 플로어 토론이 있었습니다.
Ashiwini 특별보고관은 오늘의 자리가 과거를 기억하는 것 뿐아니라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발언으로 기조연설을 시작하였습니다. 연설 중에는 더반 선언 이후 인종차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발전하여 교차성 인식의 중요성 문제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나아가 한국에서도 종종 마주하는 이야기처럼 “헌법의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구제수단을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대하여 강조하였습니다.
그동안 차제연도 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였는데 일본, 필리핀, 인도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르지만 같은 우리의 고민을 다시 한 번 발견하였습니다. 특히 종교계의 반대,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한 국가들의 사회적 여론 등을 들으며 결국 아시아 국가에서 중요한 열쇳말은 “종교”와 “성소수자 인권”이라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함께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향해 갈지 그 방법을 함께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이날 나온 이야기 중 아시아의 많은 시민사회들이 보여준 많은 활동들에도 불구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나라는 0개 국가라는 발언은 마음 한편이 씁쓸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오전의 연설과 토론을 마치고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아시아 지역 차별금지법 제정 네트워크 정식 발족을 위한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10개국에서 온 40여명의 활동가들이 네트워크의 이름, 목표, 리더십, 운영방안, 첫번째 활동 등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고 숙의를 모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워크숍을 하면 전지에 무언가 적는 것…적어도 아시아 스탠다드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긴 긴긴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몇 가지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세부사항은 추후 이 구성원들을 기반으로 온라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하며 정식으로 네트워크를 발족하였습니다. 정식 명칭은 “Asia Alliance for Comprehensive Anti-Discrimination Legislation”입니다. 이에 대한 한국어 공식명칭은 네트워크의 한국 대표단체로 함께 하게 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결정(?)으로 “아시아 포괄적 차별금지법제정 연대”로 하고자 합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이 네트워크의 창립 구성원으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주세요~!
PS. 차제연은 해외 차별금지법제에 대한 연구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출장에서 연구를 위한 인터뷰까지 진행하고 왔습니다. 연구결과는 연말, 조금 늦어지면 연초에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