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법률위원회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는 헌법상 평등이념을 실현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목표로 하는 전국 17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연대체입니다. 차제연의 기획과 실행의 역할을 수임하는 집행위원회를 비롯하여 캠페인팀, 조직팀 등의 팀과 법률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법률위원회는 법학자, 변호사, 노무사 등 차별금지법에 애정과 관심을 가진 법률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고, 20명 내외의 위원들이 꾸준히 차별금지법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자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률위원회는 국내, 해외의 차별과 관련된 사안(판결 등 포함)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법적 시각을 담은 논평을 발행합니다. 이번 기고는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의 2025년 기획연구과제인 <성소수자 구성원 지원정책에 관한 연구>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해당 연구는 대학 공동체 안에서 성소수자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국내외 대학의 사례를 참조하여 성소수자 지원을 위한 정책과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차별 금지를 공동체의 규범과 가치로 내세우고 관련된 정책을 실천하는 것이 실질적인 평등한 공동체 문화를 실현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연구 소개] 성소수자 구성원 지원정책에 관한 연구1)
대학은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공간인가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구성원이 생활하는 주요 공간 중 하나는 학교이다. 특히 대학은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배경을 지닌 구성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다양성과 비차별의 원칙이 중요하게 실현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에서 성소수자 구성원의 권리와 생활환경을 다룬 논의와 연구, 구체적인 정책적 실천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대학 내에서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소수자의 인권을 다루는 학생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고, 여러 사회적 의제와 논의가 활발하게 오간다. 또한 다양한 배경과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대학 공동체 안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소수자 구성원의 구체적인 생활 경험과 지원정책에 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학이라는 공간 역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과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성소수자 구성원에 대한 비차별과 포용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사회적 맥락 속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2025년 기획연구과제로 「성소수자 구성원 지원정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성소수자 구성원을 직접 인터뷰하여 이들이 대학 공동체 안에서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면접조사와 전문가 자문, 국내외 사례조사를 바탕으로 성소수자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탐색하였다. 연구는 대학생활의 주요 영역을 기준으로 크게 ① 수업·학업 및 학교생활, ② 상담기구, 화장실, 기숙사 등 학교시설로 나누어 당사자의 경험과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 방안을 제안하였다.
수업·학업 및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성소수자 학생들은 수업과 학업, 학교생활 전반에서 성소수자가 아닌 구성원들은 경험하지 않는 여러 제약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은 특정 시설을 이용할 때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문제였다. 실제로 여러 성소수자 학생의 경험에서 유사한 문제가 광범위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성소수자 학생들은 수업 중 토론이나 과제, 교수자의 강의 내용 등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나 편견에 기반한 질문과 발언에 노출되고 있었다. 안전하지 않은 수업 환경을 우려하여 수강을 포기하거나, 수강하고 싶지 않더라도 전공필수 과목이어서 차별과 혐오를 감수하며 수업을 들어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물론 교수자가 상호 존중을 위한 수업 규칙을 제시하거나 차별적 발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긍정적인 경험도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일부 수업에 한정되어 있었다. 대학 내에 성소수자 관련 교과목과 교육과정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고, 수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기 위한 지침이 부재하다는 점도 성소수자 구성원이 학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지적되었다. 이 밖에도 교수자가 사용하는 이성애 중심적 표현이나 성별 호칭으로 불편함을 겪은 사례, 다른 학생들과의 일상적인 관계에서 성소수자 혐오 표현을 접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하거나 성소수자를 혐오·차별하는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접하는 경험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대학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여러 대학은 성소수자 구성원에게 안전하고 포용적인 학내 환경을 제공하고, 모든 구성원의 존엄과 학업·학문의 자유가 동등하게 존중되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비차별 정책(non-discrimination policy)’을 마련하여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비차별 정책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 운영의 장기적인 방향과 구체적인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며, 성소수자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 제도의 근거로 기능한다. 해외 대학들은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실제 학교생활에서 참고하고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지침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에는 수업이나 학교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와 문제 상황, 그에 대한 대응 방법이 담겨 있다. 성별 포용적인 수업을 운영하는 방법은 물론, 공식 행정서류를 작성하거나 행정절차를 운영할 때 성별 다양성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한다.
이에 연구는 국제인권규범과 해외 주요 대학의 기준에 부합하는 포괄적인 차별금지 원칙을 대학 차원에서 확립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대학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성소수자 구성원의 존재와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안내자료, 교수자가 활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상호 존중적인 수업 운영 지침, 행정서류와 절차에서 불필요한 성별 표시를 지양하기 위한 기준 등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원칙과 지침이 학내에 실질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워크숍도 함께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상담기구 이용에서 겪는 어려움
대학의 상담기구는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인프라이다. 상담기구는 정서적 어려움과 성격, 대인관계, 학교생활 적응, 연애와 성,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과 관련한 고민은 물론 학업, 진로, 생활습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학생을 지원한다. 상담기구는 학생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성소수자 구성원뿐 아니라 어떠한 정체성을 가진 학생도 배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한 성소수자 구성원들도 심리적 위기, 차별과 혐오의 경험, 가족과의 갈등, 진로에 대한 고민 등을 이유로 상담기구를 이용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성소수자 학생들은 상담기구에 접근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구조적인 장벽을 마주하고 있었다. 우선 상담 신청서에서 성별을 남성과 여성 중 하나로만 선택하도록 하거나, 사전 체크리스트와 상담지의 문항이 성소수자 내담자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로 인해 성소수자 학생이 상담을 신청하는 단계부터 자신의 정체성과 경험을 편안하게 드러내기 어려웠다. 상담기구에 접근하는 과정뿐 아니라 실제 상담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나타났다. 상담자가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경우, 성소수자 구성원이 상담 과정에서 충분히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상담을 지속하기 어려웠던 사례가 보고되었다.
반면, 학생들이 경험한 긍정적인 상담 사례는 이러한 장벽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일부 단과대학 상담실은 성별 정체성 항목에 ‘기타’ 선택지를 마련하고, 무지개 깃발이나 프라이드 팔찌와 같은 상징을 비치함으로써 성소수자 학생들에게 심리적인 안전감을 제공하였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상담기구의 원칙과 태도를 안내하거나, 상담자가 성소수자에 관해 충분히 알지 못하더라도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배우려는 태도를 보인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성소수자 구성원이 자신의 경험을 보다 편안하게 드러내고, 상담 관계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상담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연구는 성별 이분법적인 신청 절차와 문항을 개선하여 상담 신청 단계에서의 장벽을 완화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상담기구 홈페이지와 상담 장소, 리플릿, 포스터 등에 포용적인 언어와 차별금지 원칙을 명시하고, 성소수자 포용성을 보여주는 상징과 안내를 마련하는 등 포용적인 신호를 보편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긍정적인 상담 경험이 개별 상담사의 역량이나 태도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상담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하고2), 상담기구 전체의 성소수자 포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를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대학 차원의 정책 방향과 운영 기준을 수립하는 등 조직적인 기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화장실 이용에서 겪는 어려움
화장실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공간이자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그러나 성소수자 구성원, 특히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구성원은 화장실이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성별 확인을 요구받거나 주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던 사례, 화장실 이용과 관련하여 온라인상에서 혐오 표현과 공격에 노출된 사례 등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일부 구성원은 화장실 이용 자체를 최대한 피하거나 실질적으로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기도 하였다.
학내 성소수자 구성원들은 수년간 개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과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의 설치를 요구해 왔다. 더 나아가 장애인, 여성, 아동, 노인 등 다양한 구성원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화장실’을 마련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였다. 그러나 공간계획과 시설 운영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설치가 추진되지 않거나, 충분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모두의 화장실 또는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은 이미 세계 여러 대학에서 확산되고 있는 흐름이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세계 주요 대학에 성중립 화장실이 설치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예일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영미권 대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도쿄대학교, 홍콩대학교, 국립대만대학교 등 아시아 주요 대학에서도 성중립 화장실을 도입하였다. 국내에서도 성공회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모두의 화장실이 설치된 사례가 있다.
모두의 화장실은 성소수자 구성원이 타인의 시선과 공격에 대한 불안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시설이다. 동시에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학내 구성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화장실 접근권을 보장하겠다는 대학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진다. 해외 대학의 사례와 국제적인 흐름을 고려할 때, 모두의 화장실을 확대하는 것은 국제인권규범에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면접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의 화장실이 설치되더라도 이용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서 아웃팅되거나 혐오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연구는 타 대학의 사례를 참고하여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과 함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과 공격에 대학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피해를 경험한 구성원을 위한 심리상담과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관한 학내 공론화와 인식 개선을 병행함으로써 모든 학내 구성원이 실질적인 안전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기숙사 이용에서 겪는 어려움
국내에서는 대학 내 성소수자 포용 기숙사에 관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도 화장실과 달리 기숙사와 관련한 성소수자 포용 정책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성소수자 학생들은 기숙사 이용을 스스로 포기하거나, 프라이버시 침해와 아웃팅의 위험, 성별 이분법에 따른 기숙사 배정 등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이를 감수한 채 기숙사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들이 해외에서 경험한 성별 포용적 기숙사 사례는 국내 대학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국내 기숙사에서의 경험과 달리 해외의 성별 포용적 기숙사 이용 경험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특히 기숙사를 행정적으로 성별 포용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주자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며 포용적인 공동체 문화를 함께 조성할 때 기숙사를 비로소 안전한 생활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해외 대학들은 성소수자와 성별 다양성을 지닌 학생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성별 포용적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각 국가와 대학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단순히 별도의 기숙사 공간을 마련하거나 방 배정 방식을 변경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 차원의 성소수자 포용 정책을 명시적으로 공표하고, 학생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기숙사를 배정하며, 입주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
또한 기숙사 운영과 학생 지원을 담당하는 인력을 교육하고, 입주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성별 포용의 원칙이 기숙사 공동체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성별 포용적 기숙사를 도입할 때에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거나 행정적인 배정 기준을 변경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당사자의 자발적인 선택과 개인정보 보호, 아웃팅 방지, 안전한 갈등 대응체계, 담당 인력 교육과 공동체 문화 조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 밖의 학교시설과 행사, 교직원을 위한 지원정책에 대한 제언
이 밖에도 연구는 성중립적인 샤워실과 탈의실을 확충하고, 성별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실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였다. 숙박을 포함하는 학내 행사에서도 성소수자와 성별 다양성을 지닌 구성원이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성별 포용적인 숙소와 방 배정 방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캠퍼스 시설 대여와 행사 운영 과정에서 특정 정체성을 비하하거나 배제하는 인권침해적 표현이 사용되지 않도록 대학 차원의 기준과 대응 절차를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자세히 다루지는 못하였지만, 성소수자 교직원의 노동환경에 관한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었다. 성소수자 교직원은 학교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어렵고, 성소수자 또는 앨라이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모임이나 조직을 구성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성소수자와 앨라이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장려하고, 성소수자 교직원이 차별과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일할 수 있는 포용적인 노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대학을 넘어 사회 전반의 비차별 원칙으로
이 연구는 성소수자를 포용하고 비차별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명확한 비차별과 평등의 원칙,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하고 포용하기 위한 규범과 기준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규범과 기준은 단순히 선언적이거나 형식적인 문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조직의 문화와 일상적인 관행, 행정과 시설 운영, 구성원들의 인식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근간이 된다. 이 연구에서 소개한 해외 대학의 사례들은 이러한 원칙이 각 대학 공동체의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으로 구현되고 있는 긍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이러한 지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해외 대학들이 학교 차원의 인권보장 지침을 마련하고 비차별 원칙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처럼,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 전체가 평등과 비차별을 공동의 규범으로 확인하고, 이를 각 영역의 제도와 관행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명확한 원칙을 공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차별을 예방하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출발점일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과 공동체 문화를 변화시키는 토대이기도 하다.
해당 연구는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대학생활 경험을 드러내고,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성소수자 포용정책을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 이 연구는 대학이라는 개별 공동체의 정책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비차별의 원칙을 확립하고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하기 위한 인권과 포용의 기준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성소수자 구성원들의 어려움은 서울대학교라는 한 대학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내 여러 대학에서 구조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이 연구가 대학이 모든 구성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해당 칼럼은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 2025년 기획연구과제인 ‘성소수자 구성원 지원정책에 관한연구’(2026, 최계영 외7)의 연구를 발췌하여 소개하고 있다.
2) 실제로 UC버클리나 UC어바인 같은 학교는 상담사에게 LGBTQ+ 교육을 받거나 관련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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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획연구과제] 성소수자 구성원 지원정책에 관한 연구 _서울대학교 다양성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