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삭발을 하고 지하철을 타는 동지들과 함께 차별 없는 세상으로 전진합니다.

 

[국회 앞 평등텐트촌에서]

 

오늘도 삭발을 하고 지하철을 타는 동지들과 함께
차별 없는 세상으로 전진합니다.

– 23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

 

4월 20일, 달력에는 ‘장애인의 날’이라 적혀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인권운동의 동지들과 뜻을 함께 하며 오늘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라 부릅니다.

 

장애 차별은 대표적인 구조적 차별입니다. 누군가는 집 혹은 시설에만 갇혀 살도록 강요받고,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거나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이 듭니다. 교육에서 배제되고 정보에서 소외될 뿐만 아니라, 타인과 동등하게 관계맺고 스스로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노동의 권리는 너무나 쉽게 부정됩니다. 장애인권운동은 이러한 일상이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구축된 사회, 장애인과 동등한 시민으로 관계맺을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의 ‘차별’때문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차별의 구조를 바꿔내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것은 정치입니다.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예산을 책정하고 입법에 나서는 것이 정책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 동등하게 교육받고 노동할 권리,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나중으로 미루는 정치로 인해 우리 중 누군가는 먼저 나서서 삭발을 하고 지하철을 탑니다. 차별을 금지하고 평등을 증진시킬 권한과 힘을 부여받은 정치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하라고 촉구합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정치권의 선동으로 거세진 혐오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투쟁하며 나아가는 장애인 동지들과 함께합니다. 시혜가 아니라 평등할 권리를, 배려가 아니라 동등한 존엄을 외치며 싸워온 장애인권운동에 용기를 얻어,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투쟁으로 쟁취하겠습니다.

 

2022년 4월 20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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