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제9차 한국정부 심의대응 NGO 대응활동보고 및 평가 토론회: CEDAW 최종견해 의미와 이행 방안]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제9차 한국정부 심의대응 NGO 대응활동보고 및 평가 토론회: CEDAW 최종견해 의미와 이행 방안

 

CEDAW자료집_최종본(20240712)

 

● 7/11(목) 오후 2시 /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지난 한국정부 제9차 심의(5/14) 후,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를 6월 3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최종견해는 한국의 심각한 여성차별 현실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정책 기조의 큰 전환이 필요함을 상기하며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 토론회에서는 이번 한국정부 심의 내용 및 최종견해를 심도 있게 평가하고, 최종견해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한 영역별 과제와 국회 및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 주최: CEDAW 제9차 한국정부 심의 대응 여성·시민사회단체 및 네트워크,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김남희, 서미화, 서영교, 전진숙 의원, 전국여성위원회(위원장 이재정), 조국혁신당 김선민, 정춘생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 주관: 한국여성단체연합 (문의: 02-313-1632 / gensec@women21.or.kr)

 

● <CEDAW 제9차 한국정부 심의 대응 여성·시민사회단체 및 네트워크> 명단 (가나다순): 기지촌여성인권연대, 두레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보편적출생등록네트워크, 사단법인 온율, 새움터,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여성인권을지원하는사람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장애인권법센터, 젠더교육플랫폼효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총 26개)

자료

[공동논평] 성차별 해소를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제9차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최종견해에 부쳐-

 

성차별 해소를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제9차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최종견해에 부쳐-

 

지난 6월 3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UN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이하 ‘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제9차 정기 보고서를 심의한 후 한국의 전반적인 성차별 실태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우려사항, 개선 방안에 대한 최종견해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최종견해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해 여성가족부 폐지 계획의 철회 및 부처 강화, 비동의 강간죄 도입, 안전한 임신중지 및 관련 서비스에 관한 포괄적인 정책체계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배상 및 피해자/생존자의 구제 등을 주요 권고로 제시하였다.

 

특히 위원회는 지난 2018년 제8차 최종견해에 이어 이번에도 평등을 보장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부재에 대해 재차 우려를 표명하며 “모든 곳에서 모든 여성과 소녀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종식시키기 위해 협약 제1조 및 제2조에 따라 빈곤 여성,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및 인터섹스 여성, 장애 여성, 망명 신청 및 난민 여성, 무국적자 및 이주 여성, 농촌 여성, 비혼 여성, 청소년 및 고령 여성 등 여성과 소녀의 취약한 집단이 직면하는 교차된 형태의 차별뿐만 아니라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의 직접 및 간접 차별을 모두 다루는 법적으로 그리고 사실상 형식적이고 실질적인 평등을 보장하는 차별금지법 채택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최종견해 권고에는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여성들의 다층적인 사회적 지위와 조건에 따라 교차적이고 복합적으로 발행하는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는 차별이 형성되는 과정과 사회구조적 원인에 실질적으로 접근하면서 차별을 판단하고 구제·시정·예방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성차별 해소를 위한 국가 정책이 교차적이고 복합적인 차별의 구조와 권력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정부의 교차적이고 다층적인 정체성을 지닌 모든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을 철폐하고, 삶을 개선할 의무에는 성소수자 여성의 삶도 포함된다. 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뿐만 아니라, “비혼 여성을 포함한 모든 여성이 체외 수정을 포함한 보조생식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과 “사실상의 결합 관계(de facto unions)에 있는 여성에 대한 경제적 보호를 강화”할 것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들 권고는 “정상 가족” 바깥에서 임신과 출산, 자녀 양육을 원하는 여성들의 재생산권을 보장하고, 현재 동성 부부를 배제하고 있는 혼인 제도 이외의 “사실 상의 결합 관계”에도 경제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셋째, 정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 실질적인 추진에 나서야 한다. 이미 201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차별금지 사유를 둘러싸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제5차 자유권위원회 최종견해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부재를 우려하며 2026년까지 제정에 대한 이행 정보를 제출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번 위원회도 마찬가지로 “차별금지법 채택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설정할 것을 권고함과 동시에 2년 이내 이행 정보를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대답 해야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부처, 국회는 도대체 어떤 대답을 내놓을 것인가. 위원회는 ‘왜’ 못만드는지 묻지 않았다. ‘어떻게’ 만들 것인지 질문하였다. 한국 정부는 ‘사회적 합의’ 혹은 ‘사회적 공론화’를 핑계삼으면서 더 이상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는 핵심 과제를 우회할 수 없다.

 

국회와 정부는 교차적이고 다층적인 지위에 있는 모든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다하라. 비혼 여성의 보조생식술 접근권, “사실 상의 결합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경제적 보호 강화를 포함하여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해 나서라. 그리고, 무엇보다 더는 책임을 미루지말고 지금 당장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포함하여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놓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2024년 6월 5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X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입장

[평등UP] 2023-12월호 | 이 달의 이슈, 여기 있슈 : 성별의 법적 인정과 성별정체성 차별

차별금지법과 결을 같이 하는 여러 입법 이슈에 대해 쉽고, 재미있고, 알뜰한 내용을 꽉꽉 담아 소개합니다.
최근에는 어떤 입법 이슈가 궁금해유? 바로 바로 “여기 있슈~”

 

12월의 입법대응팀의 이슈는 “성별의 법적 인정과 성별정체성 차별”입니다.

 

지난 11월 20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누구나 자신의 성별정체성을 법 앞에 인정받고 살아갈 수 있기 위해, 외과적 수술없이 법적 성별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성별의 법적 인정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성별의 법적 인정(legal gender recognition)은 개인의 성별정체성을 법 앞에 인정해준다는 의미입니다.

 

사진 : 성별의 법적 인정에 관한 법률안 발의 기자회견, 장혜영 의원실

 

🏳️‍⚧️ 해당 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성별정체성에 따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고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한 권익을 자유로이 실현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

② 호르몬요법, 외과적 수술 등 의료적 조치 없이도 정신과 진단서와 본인의 진술서를 제출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성별의 법적 인정 결정을 함

③ 미성년자도 부모의 동의를 받아 성별의 법적 인정이 가능하고, 소재불명 등으로 동의를 받을 수 없거나 부모가 정당한 이유없이 동의를 거부할 때에는 법원 결정만으로 가능

④ 성별의 법적 인정 절차 전반에서 인권이 보장되고, 성별의 법적 인정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 

 

성별변경에 관하여 법안이 마련된 것은 2002년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에 관한 특례법안(김홍신 대표발의), 2006년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노회찬 대표발의) 이래 17년만입니다. 아쉽게도 발의정족수인 10인을 채우지 못해 아직 법이 공식 발의는 못되었지만 법안의 내용만으로도 여러 의미 있는 논의 지점들이 담겨 있습니다. 

 

 

성별정체성과 법적 성별의 불일치가 만드는 차별

 

성별은 인격을 구성하는 하나의 중요요소입니다. 법률, 의료, 사회적 성역할 등 외부의 조건이 어떠한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별이 어떠하다는 인식, 즉 성별정체성을 갖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분법적으로 구획된 현재의 좁은 법적 성별이라는 틀 앞에 어떤 이들은 출생 시 부여받은 법적 성별과 성별정체성이 불일치하는 상황을 겪습니다. 트랜스젠더이지요.

 

이미지 : 트랜스제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KBS

 

이런 불일치는 다양한 차별을 가져옵니다. 대표적인 것이 병원 이용입니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번호를 제시하는 상황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용무를 포기한 적 있느냐’의 질문에 554명 중 119명이 병원 등 의료기관 이용을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아프면 병원에 간다는 당연한 상식이 성별정체성 차별 앞에서 막히는 것입니다. 

📑 트랜스젠더 혐오차별실태조사 보고서

 

그럼에도 차별을 해소할 정부의 의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1월 트랜스젠더의 입원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라고 한 권고를 불수용했습니다. 이제는 지긋지긋한 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차별없이 병원을 이용하고 치료받고 입원하기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를 만드는데 왜 합의가 필요할까요. 우리 사회의 합의는 차별을 없애고 평등으로 가자가 아닌가요?

📑 트랜스젠더 입원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권고, 보건복지부 불수용

 

심지어 이미 법원을 통해 성별을 정정했음에도 차별이 발생합니다. 역시 최근에 법적 성별을 정정한 보험가입자에 대해 가입정보 변경을 해주지 않은 보험사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시작되자 자체적으로 이를 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조사중 해결은 다행이지만 애초에 이런 일로 차별 진정을 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어이없는 일입니다. 외과수술 등 침습적 요건을 감내하며 성별정정을 해도 또 보험사의 허가를 구해야 하는 이 차별적 상황.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누구나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사진 : 2023년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진, 트랜스해방전선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른 인격을 형성하고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성전환자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바탕으로 인격과 개성을 실현하고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타인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기 위해서 성전환자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른 성을 진정한 성으로 법적으로 확인받을 권리를 가진다.”

 

대법원은 2022년 11월 24일 미성년자녀가 있어도 법적 성별정정이 가능하다고 결정(2020스616)하며 위와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의 말처럼 누구나 자신의 성별정체성대로 살아가는 것은 기본적 권리입니다. 그렇기에 트랜스 운동은 계속해서 ‘나답게 살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누구나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체가 바로 ‘평등’입니다. 성별정체성이 법적 성별과 다르다고, 법적인 성별을 변경했다는 이유로 병원을 못가고 보험 가입을 거절당하고, 일상을 위협당하는 상황이 없을 때, 누구나 성별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없이 대우받을 수 있을 때에야 트랜스젠더는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성별의 법적 인정에 관한 법률이 하루빨리 의원들의 동참으로 발의되기를 바라며, 아울러 다시 한번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