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분리’ 다툼에 밀린 평등, 이제 국회의 시간은 오직 차별금지법이다.

 

[국회 앞 평등텐트촌에서]

 

‘검찰 수사권 분리’ 다툼에 밀린 평등,
이제 국회의 시간은 오직 차별금지법이다.

 

국회만의 잔치가 끝났다. 지난 몇 주 국회의 주도하에 한국사회의 모든 이슈를 뒤덮었던 검찰개혁 국면이 여야 합의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시민들은 검찰개혁을 만장일치로 당론 채택하고 의원 전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하면서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 총력을 다해 저지한 국민의힘이 대치하는 상황을 시시각각 목격해야 했다. ‘개혁’이 실종된 검찰개혁 추진과 거대양당의 힘겨루기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토론할 공간은 없었다. 민생에 힘이 되기는 커녕 시민들에게 입을 다물라 다그치는 검찰개혁은 엄중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절대 합의란 없다고 버티던 거대양당이 검찰개혁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며 합의하는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물을 수밖에 없다. 극심해지는 혐오와 차별에 언제까지 시민들을 방치할 셈인가. 차별받는 사람들 곁에 서겠다는 국가의 원칙, 차별금지법 하나 만들지 못하는 정치의 변명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

 

이제 정치의 역할을 하라. 앞으로 국회의 시간은 오직 차별금지법이 되어야 한다. 국민을 위한다면 검찰개혁 핑계를 멈추고 평등의 시간을 만들 때다.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겠다 말만 던진 채 꿈쩍 않던 더불어민주당의 신속한 결단과 추진력은 놀라웠다. 민주당은 적어도 두 가지 깨달음을 얻었기를 바란다. 첫째,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반대나 우려는 당론 채택을 머뭇거릴 핑계가 될 수 없다. 헌법의 기본정신을 관철시킬 지도부의 역량이나 의지의 모자람을 증명할 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라. 둘째, 국민의힘의 거센 반대로 협의와 추진이 어렵다는 변명이 호소력을 가질 거라는 착각을 거둬라. 15년 동안 법 제정을 외면하고 머뭇거리며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온 시간을 남탓과 떠넘기기로 모면할 수 없다. 민주당에 남은 것은 더 속도감있게 더 적극적으로 법 제정을 추진할 책임뿐이다.

 

국회 앞 단식농성이 오늘로 12일차다. 내일인 4월 23일에는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쟁취 집중 문화제 <평등으로 승리하자>’가 열린다. 고르게 평등한 사회로 미래를 열어젖힐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인다.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차별금지법도 없는 나라, 분노한 시민들이 국회를 향할 것이다.

 

국회는 이권이 아닌 인권을 향해 가라. 국회가 허비한 시간만큼 평등으로 채울 때다. 4월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2022년 4월 22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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