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_단식농성_30일,_삶을_건_투쟁_국회는_평등으로_응답하라_2022_0510
후 속 보 도 자 료
수 신 | 각 언론사 정치부, 사회부 담당 |
발 신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
담 당 | 장예정(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제 목 | [보도자료]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30일,
삶을 건 투쟁, 국회는 평등으로 응답하라 |
발 송 일 | 2022년 5월 10일(화) |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30일,
삶을 건 투쟁, 국회는 평등으로 응답하라
1. 인권과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 지난 4월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모든 사람이 고르게 존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오늘로 30일차입니다. 지난 30일 동안 국회 바로 앞에서 목격한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국회는 30일째 숟가락을 내려놓고 평등밥상에 함께 앉기를 바라는 두 사람의 간곡한 요구에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3. 국회 앞 농성장이 강제철거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간밤에 100여명의 시민들이 이 공간으로 뛰어오셨습니다. 지난 1주일, 분노한 시민들의 여론에 대통령 경호처, 국회 사무처, 영등포경찰서는 농성장의 안전한 유지와 단식자들의 이동을 보장하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지난 주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을 통하여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시민의 여론은 누가 뭐래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정치성향도, 나이도, 성별도, 사는 지역 무관하게 일관된 지표였습니다. 국회가 망설이는 이유를 시민들은 납득하지 못합니다. 또한 시민들은 차별을 일상의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는 대통령의 새정부 출범이 우려스럽습니다.
4. 이에 정부이든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단식 30일차인 오늘 5월 10일 화요일 오후 1시, 시민들이 함께 지켜낸 국회 앞 농성장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귀 언론사의 적극적인 취재와 보도를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 기자회견 식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30일,
삶을 건 투쟁, 국회는 평등으로 응답하라
▣ 일시 : 2022년 5월 10일(화) 오후 1시 ▣ 장소 : 국회 앞 농성장
▣ 식순 사회 : 지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발언1.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발언2. 이진숙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단식농성 5일차) 발언3. 최수진 (동대문노동인권네트워크) 발언4. 자캐오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발언5.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단식 30일차) 발언6.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단식 30일차) 기자회견문 낭독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문의 | 카카오채널 @equalityact 홈페이지 equalityact.kr 이메일 equalact2017@gmail.com 페이스북 facebook.com/equalact2017 트위터 @equalact 인스타그램 @equalityact_allpeople |
▣ 기자회견문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30일,
삶을 건 투쟁, 국회는 평등으로 응답하라
4월 11일 이곳 국회 앞에서 시작한 미류, 종걸 두 인권활동가의 단식농성이 오늘로 30일째이다. 국회 앞에 평등밥상을 차려놓고 숟가락을 내려놓은지 꼬박 한 달이 지났다.
30일동안 국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공청회를 열겠다는 결정하였지만 날짜조차 잡지 못한 공청회는 기한 없이 늦어지고 있고 진전은 요원해보인다. 제대로 된 입법절차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정이 필요하겠다는 이야기에서 멈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지부진 미뤄온 것이 지난 30일이만이 아닌 15년의 시간이었음을 강조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제정에 나서야 더불어민주당에 지워진 ‘나중에’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다른 길이란 없다.
오늘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농성장 뒤편에서 취임식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된 국민의힘에게 고한다. 오늘 윤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공정한 세상, 양극화와 사회갈등을 풀어갈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은 평등의 원칙 없이 결코 세울 수 없다. 특히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이 세계시민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확대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세계에서 지켜보고 있다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한다. 국제사회가 한국사회에 수차례 권고하고 긴 시간 요구한 것이 바로 차별금지법 제정이다.
마지막으로 선거를 앞둔 모든 정치인에게 고한다. 아직도 차별금지법이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가. 지난 주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지금 한국 사회에서 차별금지법만큼 다수의,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는 의제가 없다.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누가 평등의 편에 서는가. 누가 평등 정치를 하겠다 선언하는가. 누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참하는지 말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똑똑히 지켜보고 심판하겠다. 평등을 막아서는자, 이제 시민들에게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
2022년 5월 10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 기자회견 참석자 발언
발언 1) 이진숙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진숙,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점거 농성 & 단식투쟁 5일차)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에서 연대 농성하고 있는 이진숙입니다.
오늘 윤석렬 대통령께서 임기를 시작하는 날인데요, 우리 동료 미류와 종걸이 평등한 나라에서 함께 밥을 먹자고 단식한 지도 30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아직까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묵혀두고만 있습니다. 그러니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참 어렵습니다.
우리가 서로 안녕하려면, 서로 평등해야 하니까요. 차별과 불평등은 사람들을 갈라놓아 안녕할 수 없습니다. 막내라는 이유로 커피 수발부터 온갖 잡다한 일을 해야 한다면 그 일터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자기 머리 모양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학교에 안녕은 없습니다. 비정규직이라고 더 많이 다치고 죽는 일터에 안녕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지 못하게 하는 사회에 안녕은 없습니다. 차별이 있는 곳에서 우리는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고 존엄을 지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구하는 겁니다. 차별금지법, 우리 서로의 안녕을 위해,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민주공화국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법이니까요.
법 제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사회적 합의는 이미 되었는데, 국회는 왜 일하지 않는 것일까요? 민의를 대변한다 하지만 실은 ‘불평등한 지금이 좋은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일까요?
국회에 요구합니다. 차별금지법은 국회 앞에 모인 이들만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고, 충남에 살고 있는 저와 동료들도 요구합니다. 특히 충청남도는 혐오를 바탕으로 인권조례가 폐지되는 일이 있었지만, 다시 만들어냈고, 학생인권조례도 만들어냈습니다. 충남의 시민들은 서로 동등하게 존중하는 평등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약속임을 이미 결정했습니다. 국회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마십시오.
민주당에 요구합니다. 신속한 검수완박 실력을 전 국민이 보았습니다. 이제 평등법 차례입니다. 지방선거 유불리를 따지며 시간을 흘려 보낼 때가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는 평등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평등 없이 민주 없습니다.
농성중에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 강훈식 국회의원을 찾아 지방선거 개소식에 갔었습니다. 법 제정을 촉구하는 우리에게 자신은 찬성이며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거짓말 아니라고 믿습니다. 다시 촉구합니다. 민주당은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신속하게 제정에 나서야 합니다. 늦지 마십시오. 평등 밥상에 어서 와서 함께 합시다! 저와 동료들은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연대할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발언2) 최수진 (동대문노동인권네트워크)
동대문구에서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서 지역에서 이것 저것 하고 있는 최수진입니다.
요즘 제가 하고 있는 일 중 중요한 것이 지방선거를 잘 치르기 위한 시민대응 활동입니다. 후보로 출마한 분들을 만나고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정책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후보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공약은 굉장히 우리 귀에 익숙합니다. 바로 교육, 돌봄, 일자리, 주거입니다. 이것들은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이후에 지방선거 후보들이 한 번도 버리지 않은 공약들입니다. 그 수많은 시간들이 지나는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이 왜 문제가 되었을까요? 왜 교육, 돌봄, 일자리, 주거가 문제가 될까요? 그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민생의 문제들 밑에 항상 불평등과 차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법적으로 보장되지도 못하고, 우리 사회에 혐오가 너무 당연한 것처럼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문제로 등장하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의제들이 여전히 공약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마을을 기반으로 풀뿌리 활동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정말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별과 불평등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지방선거에서 구름같은 공약들이 항상 남발되겠구나,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안전권에 들어올 수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다시 한번 더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연대발언을 나왔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뤄내기 위해서 활동가 두 분이 단식투쟁을 30일째 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우리 국민이 아닙니까? 차별을 없애달라고 하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하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되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시민이 아닙니까? 주민이 아닙니까?
아직도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문제라고 하면서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들에게 공약을 듣고 표를 줘야 합니까? 저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국회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차별급지법을 제정해야,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민생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자기 공약으로 제대로 만들어내고 국회의원으로서 제대로 일해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민생을 바로 챙길 수 있고, 그 민생이 바로 서야 국회의원들의 정치 생명이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너무 간단한 산술입니다. 계산해보면 바로 나오는데, 왜 아직도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님들, 일 하고 밥 드십시오.
발언 3) 민김종훈(자캐오) (성공회 신부,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공동집행위원장)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 기독교인 국회의원들에게 묻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이자 성공회 사제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는 한 사람입니다. 이런 제가 차별금지법을 적극 반대하는 기독교인 분들을 볼 때마다 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적극 반대하는 분들은 자신들이 다니는 교회에 ‘차별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분들이 한 분도 없다고 믿는 걸까요?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 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학력(學歷), 고용 형태, 병력 또는 건강 상태, 사회적 신분 등”
또 묻습니다. 차별금지법안에 제시된 위와 같은 차별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상대적 약자나 사회적 소수자 분들이 없는 교회는 정말 하느님의 사랑이 존재하는 교회일까요? 위와 같은 차별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안전하게 드러낼 수 없고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누릴 수 없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가 맞는 걸까요?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과잉 대표된 목소리 뒤에 숨은 기독교인 국회의원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이분들의 지역구에는 차별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분들이 하나도 없는 걸까요? 과잉 대표된 일부 기독교인들의 목소리는 두려워하면서, 차별금지 사유에 한 가지 이상 해당해 고통받고 있는 유권자들의 표나 주민들의 목소리는 상관없는 걸까요?
지난 6일 발표된 한국갤럽 설문 조사에서 확인된 57%의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 의견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없을까요?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도 차별금지법 찬성 의견이 44%로 나왔습니다. 반대인 41%보다 더 많은 국민의힘 지지자 분들도 차별금지법에 찬성한 건데, 이분들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없을까요?
국가인권위원회가 8일 공개한 ‘평등에 관한 인식 조사’에서는 75%가 ‘차별 해소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라는데 동의했고, 67.2%의 설문 응답자가 국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분들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이 없을까요? 여러분들에게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기독교 목회자나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다수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는 평등세상(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신과 성서, 교회의 이름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그리스도인 여러분, 우리는 이 땅에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하느님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시선과 심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요한의 묵시록 21장은 ‘이제 하느님의 집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다’고 분명히 기록해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과 저는 사람들 가운데 존재하는 죽음과 슬픔, 울부짖음과 고통을 사라지게 하는 일에 애써야 합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은 분명 그런 일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입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앞장서야만 합니다. 이 멋진 일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더 늦기 전에 함께 합시다.
무엇보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 여러분에게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는 일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근거해 판단하는 게 우선이어야만 합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신실한 그리스도교 신자일지라도 법 제정은 분명 정치인의 영역이라는 걸 잊지 마십시오.
더불어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앞장서는 일은 한 명의 그리스도인으로서도 의미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걸 기억해 주십시오. 과잉 대표되고 있는 일부 그리스도교의 목소리가 아닌, 더 다양하고 많은 그리스도교 신자이자 시민이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제 연대 발언은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15년을 논의했다! 차별금지법 속히 제정하라!
발언 4)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단식 30일차)
오늘 단식투쟁 30일차 미류입니다.
확실히 좀 기력이 떨어지긴 합니다. 오늘 어쩌다 보니까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대받지는 못했는데 사실상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취임식에서 어떤 말과 공연이 있는지를 보게 됐습니다.
취임사를 듣는데 참 신기하더라고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취임하는데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세계시민 여러분’을 꼭 덧붙이는 거예요. 여러 차례 반복하길래 왜 그런가 끝까지 들었더니, 대한민국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세계시민을 불렀나봅니다. 그런데 어디 가서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인들이나 하는’ 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습니까.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대통령이 세계시민들에게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까. 세계시민만 부른다고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글로벌 스탠다드인 인권에 대해서부터 알아야 될 텐데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인권을 여러 차례 반복하긴 했습니다. 들어보니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역할이 너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단연 ‘자유’라고 강조합니다. 중요하죠, 인권의 아주 중요한 영역입니다. 그런데 이 자유를 설명하는 말이 진짜 이상합니다. 모든 시민은 자유로운데 자유시민에는 자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교육도 좀 받아야 되고, 경제적 수준도 좀 있어야 돼서 아직 자유시민이 못 된 사람들은 자유시민이 연대해서 도와야 된다고 말합니다. 제가 이 말을 들으면서 그리스 로마 귀족정 시대의 정치인이 하는 말인지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모든 인간은 자유롭다는 선언을 이미 세계시민들은 약속했습니다. 자유시민이 따로 있고 아직 자유롭지 못한 시민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그 어떤 시절처럼 여성은 아직 시민이 아니고, 장애인은 아직 시민이 아니고, 이주민은 시민이 될 수 없다는 이런 식의 구분을 허용하지 않는 게 인권의 기본 정신입니다.
그래서 인권에는 자유와 마찬가지로 평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람이 자유롭기 위한 조건은 그 사람과 함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관계를 마련하는 겁니다. 그 관계를 맺고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 주는 게 평등이고 그것이 자유입니다. 그래서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선언하는 겁니다.
인권의 기본을 모르는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인권을 아무리 언급한들 대한민국의 인권 현실은 곧 그가 인권에 대해서, 심지어 자유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취임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된 국민의 힘은 시민 모두가 지켜보는 자유와 평등의 심판대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겠습니다. 저희의 단식 30일 되었습니다. 4월 국회에서, 그러니까 이런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차별금지법 좀 만들자, 사회에서 평등이 뭔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은 만들어 놓으라고 요구하면서 단식 투쟁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에서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이 책임은 명확하게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야당이 됐다고 심판대에서 빗겨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더불어민주당도 평등의 심판대에 똑같이 올라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촉구합니다.
발언 5)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단식 30일차)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저와 미류의 단식이 오늘로 30일차 입니다. 인권활동가로서의 삶을 건 투쟁이 30일차 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지속되고 있는 단식 투쟁으로 저와 미류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걱정하는 마음을 이 국회가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그런데 국회는 여전히 조용합니다.
단식 초반 부터 국회를 찾아가 의원들을 만났고, 시국선언를 통해 지금은 평등의 봄을 쟁취해야하는 것을 알렸습니다. 때 마침 공개된 두 여론조사에서 성별, 지역, 세대, 지지정당을 막론하고 고르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정치권에서 핑계댄 사회적 합의, 교회 핑계는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해당 상임위 법제사법위원위에서는 공청회 일정도 못 정하고 법안 논의도 시작하지 않은 채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지금 단식자들의 건강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무시해왔던, 일상의 차별을 견뎌내고 있는 시민들의 삶을 걱정해야 합니다. 차별과 혐오에 무방비 상태로 맞딱드려야 하는 시민들의 일상은 외면하고 있는데도 이제 거대야당이 당신들을 도대체 어떻게 봐줘야 하는 것일까요?
국민의힘은 이 혐오와 차별의 정치에 대해 어떻게 해결책을 갖고 있습니까?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의 찬성이 과반이 넘습니다. 이제 집권여당인데, 그 책임을 모르쇠 할 것인가요?
30일간의 투쟁은 단식자들 만의 투쟁이 아닙니다. 작년 10만국민동의청원을 통해 보여준 10만 시민들의 투쟁이 모인 힘입니다. 뙤약볕에도 매일까지 수십명의 시민들이 동조단식에 함께 하고 하고 있습니다. 10만행동을 기억하면 10만문자행동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평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겪어온 차별의 역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평등을 쟁취하겠다는 우리 사회 곳곳의 수많은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이자 권리입니다.
그런데도 평등의 봄이 참 더딥니다.
이 평등의 봄에 약속을 우리가 받을 수 없다면 시민들은 이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항상 마지못해 시민들이 지지했던 마음을 이번에도 지지해 줄거라 생각하십니까? 차별금지법 조차 제정하지 못하는 민주당. 시민들은 이제 그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선거로 책임으로 물을 것입니다. 시민들의 삶조차 이해 못하고 자신들의 권력싸움만 쫓는 정당에 시민들은 더 이상 가만두고 볼 수 없습니다.
평등의 봄은 시민들이 결국 만들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쫓고 있는 조직한된 지지자들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이 당신들이 갈 길을 알려줄 것입니다. 그 평등의 길에 합류 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이제 더불어 민주당이 가는 길에 더는 힘을 써줄 수 없을 것입니다. 시민들의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에 함께 하지 않는다면 표도 없을 것입니다. 평등의 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