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일상, 한 발 다가선 평등 – 가족구성권 3법 발의를 환영하며 –

차별 없는 일상, 한 발 다가선 평등
– 가족구성권 3법 발의를 환영하며 –

 

2023년 5월31일 오늘, 대표발의한 장혜영 의원과 12명 국회의원의 공동발의로 대한민국에 평등을 한 걸음 앞당길 가족구성권 3법(혼인평등법, 비혼출산지원법,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되었습니다.

 

혼인평등법을 일각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라고 일컫습니다. 그러나 동성간의 혼인은 지금도 불법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를 동성결혼의 합법화라 부르는 것은 맞지않습니다. 이 법은 공고한 이성애중심 사회가 권리를 배제시켜온 동성커플에게도 법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의 정비입니다. 불법과 합법의 문제가 아니라 평등과 존엄을 실현하기 위해 동성커플의 법적혼인을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법입니다.

 

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해 임신을 원하는 사람은 혼인여부에 관계없이 출산관련 시술과 지원을 받을 길이 열리게 됩니다. OECD 국가들의 비혼출산율은 평균 40%입니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은 비혼출산 2%대라는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출생율 0.78%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언론도 정치권도 ‘저출산 쇼크’라 호들갑입니다만그 누구도 정작 높아지는 비혼여성들의 출산에 대한 의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2022년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7%였습니다. 대한민국 출산율로 나라걱정에 잠이 안올 지경인 정치인 여러분께서 무엇보다도 시급히 고민하실 것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이성애자 청년 맞선 프로그램’따위가 아니라 비혼출산지원법(모자보건법개정안)입니다.

 

지난 달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도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하였습니다. 2023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습니다. 혼인과 혈연중심 가족제도에 시민들이 회의적인지 오래입니다. 혼인을 통해 부부로 살아가고 법 앞에 인정받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는 혼인의 권리를, 결혼이라는 제도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삶의 동반자와의 관계를 공표하고 서로의 돌봄을 인정받기를 바라는 이들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적 기반인 생활동반자법은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어 사회에서 가장 요구하는 법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회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정상가족 중심의 낡은 가족제도가 모두의 평등을 향해 변화하길 촉구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형태로 살아갈 권리 보장, 시민 모두에게 차별 없는 보편적 사회보장의 토대로서 지금은 가족을 혼인과 혈연으로 이뤄진 관계로만 규정하는 민법 779조 폐지까지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가족구성권 3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동성부부 당사자인 오소리 활동가의 발언을 인용합니다. “동성혼 법제화로 무너지는 나라는 없습니다. 불행해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단지 행복해지는 사람이 늘어날 뿐입니다.”

누군가의 권리 획득으로 시민의 삶이 불행해질리 없습니다. 오직 행복의 증진만이 기대되는 가족구성권 3법의 발의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온마음으로 환영합니다. 오늘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는 국민동의청원으로 사회적 의제를 가시화한 단위들의 공동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임기만료까지 1년, 21대 국회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차별금지법과 가족구성권 3법, 그리고 모든 시민의 일터와 일상을 안전하고 평등하게 만들 과제들의 완수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3년 5월 3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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