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끼’ 단식행동으로 차별금지법있는 나라 만듭시다!
우리의 삶이 우리의 시국입니다. 작년 한 해 정말 쉬지 않고 싸웠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10만행동’의 열기로 가득했던 6월이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서로를 확인하고자 전국순회 시민공청회와 온라인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평등길 1110> 도보행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는 전국적으로 확장되었고, 60여 일간 국회 앞 농성으로 더 다양한 얼굴들과 목소리들이 평등을 요구하는 주체로 나섰습니다. 15년 동안 뒷걸음질만 쳤던 국회를 이끄는 것은 결국 시민들의 투쟁이었습니다.
우리가 사회였습니다. 구조적 차별이 무엇인지 인식조차 못하고, 특정 영역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는 후보들을 선출하는 것보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가 더 먼저라는 말에 시민들은 환호했습니다. 성소수자들이 연설원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있는 그대로 같이 살자고 외칠 때 현장의 박수 소리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방역패스가 시행되는 펜데믹 상황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던 중년 여성의 차별 경험은 차별금지법이 결국 먹고 사는 문제임을 확인해주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있는 나라는 나와 서로를 돌보도록 돕습니다. 저는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통해 저 개인의 서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습니다. 10만행동과 평등길에서 먼저 길을 내어준 사람들의 용기로 더 힘을 받았습니다. 차별에 맞서 싸우는 운동을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이어가며 내가 나로서 싸우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말하게 되고, 내가 실천해야 하는 돌봄은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반차별 가치를 이어가는 수많은 현장이 저에게 새로운 삶을 꿈꾸게 합니다.
정치가 문제입니다. 우리가 뭘 덜 해서가 아니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하나 만들지 못하는 정치가 문제입니다. 대선 기간 동안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많은 시민분들이 고심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이든 우리에게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 과정이 실망스러웠다면 더욱 우리가 다시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20대 대통령의 취임 전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합니다. 평등의 원칙조차 선언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대통령과 정부에 새롭게 기대할 것은 없습니다. 국회는 더이상 입법기관의 책무를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혐오선동세력의 눈치를 보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회피하는 이들이 그 자리에 다시는 설 수 없도록 차별의 정치를 끊어내는 행동을 보여줍시다.
서로의 존엄을 지키고 연대의 손을 내미는 동료시민들에게 행동을 요청합니다. 일상의 차별에 숨죽이며 먹는 한 끼 식사보다 평등의 감각과 차별금지 원칙으로 모두를 위한 평등밥상을 차립시다.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에 함께 해주십시오. 서로 이어가는 ‘평등한끼’ 단식행동으로 더 다양한 얼굴과 목소리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합시다. #평등한끼 #차별금지법있는나라 해시태그와 단식행동 참여로 세상의 ‘좋아요’를 이룹시다. 시민의 힘으로 국회에 올린 차별금지법을 시민의 힘으로 통과시킵시다.
2022년 봄, 차별금지법이 있는 나라를 만듭시다!
–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