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예감]’을’들의 이어말하기 (4) 냄새의 출처 : 마문

 

 

평등예감 ‘을’들의 이어말하기

 

네 번째 이어말하기 | 냄새의 출처

 

차별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들어본 말 중에 하나는 무엇일까요?
‘냄새나’ ,‘ 더러워’ , ‘가까이 가기 싫어’ …
누군가에 대한 차별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냄새의 자리에는 ‘진짜’ 냄새가 아닌 차별적인 시선이 있음을,

그 시선이 변화할 때 누군가들의 삶에도 향기가 깃들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삶의 냄새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첫 번째 이야기손님 

‘반말 해도 되는 사람?’, 마문

 

 

한국에 온 지 제가 16년째입니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다가 이주노동운동을 했고 지금은 이주민문화예술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사회에서 겪은 여러가지 차별의 시선과 태도들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 그리고 강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몇 개 있습니다.

 

 

#첫 번째 장면 – 여기는 반말권인가?

 

처음 한국의 공장에서 일할 때 여기는 다들 서로 반말을 하는 문화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한테 그들이 저를 부르는 것처럼 “야, 밥 먹으러 가자” 라고 했죠. 그 때 표정들이 떠오릅니다. 한국 사람들끼리 서로 형 이라고 부르는 걸 보고 저도 그냥 형이라고 하면 형님이라고 하라고 눈을 부라리곤 했는데 이주노동자들한테 한국 선주민이 형님 이라고 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은 분들한텐 이름을 부르는 건 예사고 “어이, 거기, 야” 라고 부르는 게 마치 정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구공장에서 십 년 넘게 일하면서 선주민이 이주민에게 한국사회에서 주로 쓰는 존칭을 하는 경우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주민에게 ‘님’ 자를 붙이거나 ‘어르신’ 이라고 하면 마치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 두 번째 장면 – 공장장님이 공장장이 될 때

 

가구공장에서 일하면서 이주노동운동을 하고 그 와중에 옆지기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고 가구공장에서도 공장장이 되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있게 됩니다. 특히 공장장을 찾으러 방문한 사람들이 당신이 공장장이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은 사소한 일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작업복을 입고 뒤돌아 있으면 아시아권은 이주민과 선주민이 당연히 구별히 안됩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뒤돌아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공장장을 만나러 온 외부 손님이 처음엔 멀리서 “공장장님” 이라고 불렀다가 제가 뒤돌아보니 바로 “어이 공장장” 이라고 말한 일도 있었습니다.

 

# 세 번째 장면 – 택시기사님, 도대체 뭐가 성공인가요?

 

일상화된 반말의 세계에서 제가 존칭의 세계로 들어온 건 결혼을 하고나서부터 였습니다. 재밌는 건 제가 선주민 여성과 결혼을 하고 한국국적을 갖게 되면서 저를 태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다짜고짜 반말을 하거나 무례하게 대하던 사람도 제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다시 존칭을 쓰게 되더군요. 깍듯하다기보다는 일상적인 존칭을 쓰는 거죠. 택시를 타면 한국말을 잘한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걸 보통 물어보십니다. 그러다가, 한국 선주민 여성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사님들이 대뜸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이 성공했네’ 도대체 뭐가 성공했다는 걸까요. 늘 궁금합니다. 결혼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성공했다는 건지,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는 것이 성공했다는 것인지, 이주민이 아니라 선주민에게도 결혼했다는 말에 무조건 성공했네 라고 말을 하는 지 말입니다.

 

 

 

 

네 번째 이어말하기 | 냄새의 출처

 

 

01

02

03

04

첫 번째 이야기손님

‘반말 해도 되는 사람?’

마문

번째 이야기손님

동자동 쪽방지역 주민

공동체와 함께하는

조승화

세 번째 이야기손님

기록노동의

존재와 의미를 알리고

싶어하는

희정

네 번째 이야기손님

분홍 메니큐어를

하는

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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