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전의) 운동회! 힘을 다지고 다시~ 차별금지법!


지난 6월 5일 한강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활동가들이 운동회를 했습니다. 동인련 오리 활동가의 후기를 함께봐요! 
운동은 짧게! 노을은 길게! 본 어느 하루였습니다. 
 






날씨 좋고. 정말 오랜만에 운동회에 갔다.


가자마자 팀이 정해져 나의 가슴에는 보라색 스티커가 붙었다. 처음 시작한 게임은 몸이 있는 모든 것들을 이용해 가장 길게 잇기였다. 몸에서 분리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던 터라 안타까웠다. 다들 어떻게든 길게 만들려고 바닥에 눕고, 운동화 끈을 푸르고, 옷을 너무 벗다가 경고 먹고, 난장판이었다. 재밌었다.




다음 게임은 팀별로 미션 수행하기. 사회자에게 달려가 자기 팀이 먼저 미션을 수행했다고 항의와 불만을 토로하느라,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나중에 역전할 수 있으니까, 너무 서운해 하지 말라”는 사회자의 말이 웃겼다. 어느새 ‘무한경쟁구도’로 변해 진정이 필요했다. 다들 그 치열함을 즐기고 있었다.



쉬는 시간. 노는 것만큼 쉬는 것도 좋아해서 정말 푹 쉬면서 수박을 먹었다.


단체 줄넘기 하고, 각자 몸에 묶은 풍선 터트리기 하고, 번외로 고무줄 놀이를 하였다. 한강을 배경으로 커다란 사람들이 고무줄을 하고 있는 장면은 멋졌다. 지나가던 사람이 흐뭇하게 쳐다보더군.





너무 일찍 모든 게임이 끝나서 뒤풀이도 해가 쨍쨍할 때부터 밤까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치킨, 감자튀김, 과자에, 맥주, 수다, 따로 놀기, 자전거 타기, 잠까지 하고픈 대로. 노을 지는 한강에서 편안한 시간이었다.





놀자고 준비한 운동회이긴 했지만, 준비팀에서는 어떻게 놀지 고민을 했다. 휠체어 이용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려고 했고, 체력과 근력이 승부의 결정 요소인 것들도 피하려고 했다. 주로 남성들에게만 익숙한 공놀이도 피하려고 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싶었으나, 그런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하기는 민망하다. 그래도 다들 우리가 놀자고 모였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어서였는지, 게임에 열중하다가도 그건 그냥 게임일 뿐이라고 금세 경쟁중이라는 걸 까먹어버렸다. 점수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상품에 대한 기대가 없어서였나? 덕분에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운동장에서보다 돗자리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낸 즐거운 천차만별 운동회였다. 


오리(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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