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UP] 2023-12월호 | 평등이 차오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다양한 단체들이 모여 행동하는 연대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는 170여 개의 인권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평등이 차오르는 전국방방곡곡>이 지역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함께 싸우는 지역네트워크를 소개한다면, <평등이 차오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차제연에 함께 하고 있는 단위들의 반차별 이슈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10월 <평등이 차오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HIV감염인이 안전하게 모이는 곳
커뮤니티알은 청소년 청년 HIV감염인들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소통하고 만날 수 있도록 네트워킹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정기모임을 열고, 매년 인권캠프, 그리고 송년회도 빠짐없이 챙기면서 만나고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약 250명의 HIV감염인 회원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올해 열심히 진행한 모금사업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자체적인 오프라인 모임공간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체가 설립될 때부터 꾸준히 진행해서 네트워킹 사업을 운영한 지는 12년이 넘었습니다. HIV감염인이 외롭지 않을 수 있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네트워킹 사업은 커뮤니티알의 핵심 사업입니다.
HIV/AIDS 인권을 외치는 곳
그리고 커뮤니티알은 에이즈 인권을 외치는 단체입니다. HIV/AIDS에 대한 낙인과 혐오가 심한 우리 사회에서 HIV감염인의 인권과 권리를 고민하고 증진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퀴어커뮤니티 내의 에이즈 낙인해소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게이바를 대관해 에이즈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크쇼 “키씽에이즈 쌀롱 시즌3”를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HIV감염인의 ‘콘돔 없는 성관계’를 처벌하는 범죄화 조항인 전파매개행위죄를 폐지하기 위해 투쟁하고, 시민들의 의약품접근권을 저해하며 퀴어친화적 마케팅으로 핑크워싱을 시도하는 초국적 제약회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리고 HIV감염인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또 노동할 수 있도록 의료차별과 노동권 침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12월 1일 HIV감염인 인권의 날
매해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입니다. 우리는 HIV감염인 인권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커뮤니티알이 함께 구성하는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와 소속단위들은 12월 1일을 전후로 함께 에이즈인권주간을 선포합니다. 에이즈에 대한 낙인과 혐오, 편견과 차별 대신 인권과 평등이 자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올해에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거나 또 진행될 예정입니다. 12월 1일, 며칠 전 HIV감염인 인권의 날을 기억하며, HIV감염인과 에이즈환자의 인권에 대해 조금 더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HIV/AIDS정보사이트 ‘아카히브’
올 한해, 커뮤니티알은 HIV/AIDS정보사이트 ‘아카히브’를 개발하고 제작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HIV/AIDS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HIV감염인의 노동권과 건강권,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 그리고 HIV감염인의 생활정보까지, 커뮤니티알의 HIV감염인 회원들로 구성된 아카히브 서포터즈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노동권 가이드라인팀 팀원들이 정말 열심히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했습니다. 무지와 편견, 혐오와 낙인, 차별을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우리 사회에서 저희가 직접 정리하고 배포하는 이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침반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HIV감염 여부에 관계없이 필요한 사람 누구라도 와서 정보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알은 둥지가 필요해”
하지만 안타깝게도 커뮤니티알은 자기 공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든든한 동료들과 연대단체들과 함께 활동은 꾸준히 할 수 있었지만, 자기 공간이 없는 것의 한계를 이제는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12주년을 맞이해 공간 마련을 위한 모금사업을 열심히 진행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서도 커뮤니티알의 공간마련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해주신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단체, 분들께서 너무나도 따듯한 애정과 커다란 에너지를 모아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커뮤니티알이 마련하고자 하는 공간은 이런 모습입니다.
HIV감염인, 에이즈 환자 모두가 환영받을 수 있고,
HIV/AIDS에 대해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수 있고,
감염사실 아웃팅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며,
혐오와 낙인,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안전한,
평등한 세상을 꿈꾸고 설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내년, 2024년에는 꼭 혐오없고 안전한 공간이 마련되어 많은 분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HIV/AIDS 감염인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커뮤니티알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