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UP] 2023-12월호 | 평등이 차오르는 전국 방방곡곡 :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전국 15개 지역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함께 싸우는 지역네트워크가 있습니다. 매월 한 지역씩 각 지역별 차별 사안, 반차별운동 이슈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반차별 운동 이야기에 집중해주세요!
1) 구성 :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의 단위 구성, 운영, 논의 방식, 활동 등을 알려주세요.
2017년 12월, 차별금지법 강연회를 통해서 차별금지법제정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확인했고, 이를 시작으로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구성을 본격화했습니다. 현재 30여개 단체 및 개인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집행위원회와 전체회의 체계로 운영하다 집행위만이 아니라 참가단체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고, 역할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전체회의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집행위가 있을 때에도 회의와 서기를 각 단체가 돌아가면서 맡아 회의를 준비하고 진행해왔고 현재에도 이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주요한 사업이 배치될 때는 사업기획팀을 구성하여 사업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다호문화제, 퀴어총궐기, 부산차별철폐대행진, 차별금지법과 연동한 토론회와 강연회,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 등 다양한 활동으로 만 6년의 시간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부산차제연에만 있다고 자부하는 룰이 하나 있습니다. 매 회의 때마다 본 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반성폭력 매뉴얼>을 돌아가면서 낭독하는 것입니다.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부산차제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과정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고, 반차별운동을 위해 모인 부산차제연이라는 연대체가 견지해야 할 원칙과 지향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2) 활동 내용 : 지역 내 반차별 활동으로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2022년 국회 앞 단식농성이 마무리 된 후 부산에서는 서면지하철역사 내 광고판에 차별없는 세상에 대한 100가지 이야기를 모아보는 ‘무지개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광고판에는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텀블벅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에서 “살자”는 글씨를 만들어 새겨 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단체들의 활동과 차별금지법제정 활동을 연결시키는 고리를 형성하기 위한 워크숍과 아이다호 문화제를 진행했습니다. “어떡하지? 제연씨?”라는 제목으로 뭔가 막혀 있는 듯 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후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또, 11월 7일부터 18일까지 “평등한 세상을 위한 애도와 행동의 날” 주간으로 정하고, 강연회와 챌린지, 문화제를 진행했습니다.
3) 시, 지자체, 시민사회와 지역차제연의 관계는 어떠한지 알려주세요.
2018년부터 차별금지사유를 전면 삭제하는 인권조례 개악시도가 각 구에서 진행되었고, 이에 대해 부산차제연은 규탄행동을 전개했습니다. 부산퀴어문화축제 도로 점용을 불허하는 해운대구청에 맞선 투쟁도 해야 했고요. 온전하지 않은 내용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시도되다가 그조차도 포기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행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부산차제연은 30여 개의 다양한 영역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반차별 행동들을 이어나가고 있고,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지역의 다양한 연대체와 공동의 행동을 벌여왔습니다.
4) 현재의 고민과 집중하는 이슈는 무엇인지 (특정한 이슈에 꼭 집중하지 않더라도) 알려주세요.
부산차제연의 이름으로 지역에서 활동을 전개한 지 만 6년이 됩니다. 항상 아쉽다는 생각도 하고, 올해에는 뭔가 많은 것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뒤돌아보면 참 많은 것을 했다고 평가하곤 합니다. 차별금지법제정이라는 목표 하에 단체들의 활동을 이해하고, 각각의 의제가 교차되어 있는 지점을 찾아가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함께 하고 있는 단체들이 서로의 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방향으로 부산차제연이라는 연대체를 운영해 갈 때 더 의미 있고, 더 큰 힘을 모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적은 사람이 모여서 의미 있는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고, 이대로 부산차제연을 유지해가는 것이 반차별운동을 지역사회에서 확장하는 데 유의미한 것인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차제연과 진행한 지역 간담회는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들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부산차제연은 며칠 전 2023년을 갈무리하는 회의와 송년회를 진행하면서 2024년 1월 총회 준비를 위한 TF팀을 구성했습니다. 뭔가 길이 잘 보이지 않고, 길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차별과 배제, 혐오 없는 세상을 향한 마음으로 내딛는 우리의 발걸음이 길을 내리라는 확신으로 2024년을 맞이해보려 합니다. 모든 지역 차제연과 함께 부산에서도 그 길을 내는데 한 걸음을 보태내려 합니다. 평등한 세상을 향해! 모두!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