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재명 정부 강제단속 규탄! 故뚜안님 추모 촛불행진 – 불법인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보도자료]_뚜안님_추모촛불행진_251106

 

[보도자료] 2025년 11월 6일

 

이재명 정부 강제단속 규탄! 故뚜안님 추모 촛불행진
– 불법인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

 

1. 개요
○ 일시: 2025년 11월 6일(목) 오후 7시
○ 장소: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 출장소 앞 (추모제 이후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
○ 주최: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2. 내용
○ 정부합동단속에 의해 25살의 이주여성노동자가 공장 내 추락으로 사망하였습니다. 정부의 폭력
적인 강제단속에 희생된 고인을 추모하고, 죽음에 분노하며 이재명 정부의 폭력적 강제단속 중단
을 요구합니다. 고인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되며, 정부 정책의 전면 전환을 촉
구합니다. 이에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페네트워크 주최 제안으로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
로 출장소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진행합니다. 이후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후 2차 추모 촛불행진을
결의합니다.
◯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는 ‘불법인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외침
에 이재명 정부가 답을 할 때까지 이 싸움을 함께 이어갈 것입니다. 귀 언론사의 보도를 요청드립
니다. [※발언문 첨부, 참조 바랍니다]

 

1부. 추모행사
추모 기도 –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스님 기도
사회 : 경기이주평등연대 박희은 집행위원장 (사람이왔다 집행위원)
추모 묵념
발언 : 故 뚜안님 사망사건 경과 및 발언 (대구경북대책위 김헌주 집행위원)
발언 : 이주노조 우다야라이 위원장
발언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몽 공동집행위원장
추모시 낭독 : 이주민센터 친구 송은정 센터장
발언 : 베트남 공동체 원옥금 대표
발언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상임활동가
추모 공연 : 민중가수 박준 동지
상징의식 / 참가자 분향

 

2부. 촛불행진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 출장소 출발 – 행진 –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마무리
마무리 발언 :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

 

 

[발언] 故 뚜안 사망사건 대응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공동대책위원회 김헌주 집행위원

 

-15:28 지금 8명이 잡혔다고 해
-15:39 조금전에 내가 있는 곳으로 출입국이 왔어. 지금도 계속 있는지 모르겠어
-15:40 출입국이 들어와서 소리치고 있어, 너무 무섭다
-15:43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게
-16:34 아직 안 갔다
-16:35 무섭다
-16:39 조용해서 다 간줄 알았는데 아직 안갔어, 언제까지 할지 …
-16:41 너무하다. 열 몇 명 잡혔는거 같다
-16:51 (친구) 계속 숨어 있어, 밖에 출입국 차가 2대 더 왔다. 힘내.
-16:53 다 끝난줄 알았다. 평생 잊지 못하겠다.
-16:53 (친구) 조용하면 알려줄게
-16:55 가면 알려줘
-17:00 아직 사람들이 버스 탑승하지 않았다.
-17:19 (친구) 이주노동자 40명 잡았는데 아직 단속 중, 단속차 3대 아직 철수 하지 않았다.
-17:20 죽겠다. 어떻게 ㅠㅠ
-17:21 (고인) 아직 찾고 있으니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17:22 40명 잡았는데도 단속을 중단하지 않는다
-18:07 (친구) 아직 안 끝났어
-18:07 알았어 나는 아직 숨어 있어
-18:26 (친구) 출입국이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해. 명단가지고 아직 못 찾은 사람 찾고 있어
-18:27 응
-18:27 (친구) 힘내, 조금만 기다려
-18:38 (친구) 어디야? 다 갔어 너 어디야?

 

10월 28일 출입국단속반을 피해 공장 실외기 뒤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피해 있던 고 뚜안님이 친
구와 주고 받았던 카톡메시지의 내용입니다.

 

어제 故 뚜안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중단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단이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 공장에서 3시간이상 머물머 단속을 한 이유를 따져 물었더니 두가지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그 하나는 국가전산망의 화재로 PDA로 이주노동자의 체류비자를 확인하지 못해 전화통화를 통해 미등록유무를 일일이 확인했답니다. 또 하나 체포당한 이주노동자의 파견업체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답니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용역사장을 찾아내서 벌금을 물리기 위해 파견업체의 직원명단을 제출해달라고 했고 34명이나 되는 이주노동자 한명 한명을 일일이 대조해서 파견업체를 파악하느라 공장에 오래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답니다. 이런 어이없는 이유로 출입국단속반이 3시간 여를 공장 마당에 머물러 있었고 그 공장 안의 모든 이주노동자들은 그 시간 오롯이 무시무시한 공포를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 기나긴 공포의 끝에 고 뚜안님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명백한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입니다.

 

미등록으로 의심되는 모든 이주노동자들을 모두 연행해 버스에 태운 후 신원확인을 했고 그 과정에서 체류비자가 확인된 5명의 이주노동자가 풀려났습니다. 5명의 이주노동자가 풀려났으니 다행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소속 파견업체를 단속현장에서 그것도 전산망의 화재로 전산상 확인이 안되는 상황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하는 이 무지막지한 행정절차가 또 한 명의 이주노동자의 목숨을 빼앗아 갔습니다.

 

아니지요 국가전산망이 화재가 나서 가동이 안되고 있으면 현장에서 미등록유무를 확인할 수 없으니 단속을 하겠다고 공장으로 진입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 무리한 단속이 또 한 명의 이주노동자를 죽인겁니다.

 

대구경북 대책위는 더 이상 이주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절절한 바램으로 이재명정부가 모든 이주노동자들에게 안정적 체류권을 보장하겠다는 선언을 하도록 하겠다는 절절한 각오로 고 뚜안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욱 더 투쟁의 수위를 끌어올릴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뚜안님의 영정을 안고 걷는 이 길이 모든 이주노동자의 체류권을 보장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발언] 이주노조 우다야라이 위원장

 

오늘 우리는 베트남 여성 이주노동자 뚜안씨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그리고 이런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주노동자는 여러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곳에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는 사람이고 권리 있는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차별들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노동할 권리 없다, 체류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이라는 낙인 찍어서 단속하고 추방 합니다. 단속과정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고 사망했습니다. 이주노동자는 언제까지 일하다가, 단속당하다가 다치고 죽어야 합니까.

 

뚜안씨가 아무 잘못 없이 폭력적인 단속 때문에 젊은 생을 마감 했습니다. 허가받지 않고 취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뚜안씨를 숨게 만들고 공포 속에서 죽게 한 책임이 이 한국정부에 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불법체류, 불법취업 딱지를 붙여 폭력단속을 합리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용납될 수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제도적 살입니다.

 

뚜안씨는 정당하게 일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 이주노동자를 단속이라는 폭력 행위로 불안해 떨게 해서 목숨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한테 법을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법제도가 얼마나 차별적인지 외면하고 있습니다. 또,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람을 죽게 하는 이 단속이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이주노동자를 필요할 때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고 또 미등록이라고 해서 탄압하고 죽게 해서는 안됩니다.

 

현재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모든 이주노동제도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언제나 비자를 잃어서 미등록 될수 있고 불법취업이 될수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노동이 필요하면서도 이런 고용허가제 비롯한 차별적인 법제도를 왜 계속 유지합니까. 이런 제도에서 미등록 되는데 단속을 왜 중단 안합니까. 뚜안씨의 죽음에 한국정부는 책임져야 합니다. 더 이상 이주노동자 죽음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주노동자의 생명도 소중합니다. 폭력적인 단속 중단해야 합니다. 뚜안씨의 명복을 빕니다.

 

 

[발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몽 공동집행위원장

 

안녕하세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몽 입니다.

 

“불법인 사람은 없다.”

 

이 외침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떠올리면 아득해집니다. 뚜안 님을 비롯해서 얼마나 많은 삶이 사그라들었는지를 떠올리면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아득한 시간 동안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린 건 언제였는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불법체류자’라는 용어 대신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수정하라는 의견을 표명했을 때였을까요? 코로나가 덮쳤던 2020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초로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미등록 외국인’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을 때는 어떠셨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이주노동자를 지게차에 묶어두고 괴롭힌 사건에 대해서 “생업을 위해 이역만리 길을 떠난 대한민국 국민이 귀하듯,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 인권도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을 때, 안도하는 마음이 드셨나요?

 

우리가 바꾸고자 했던 것이 불법체류자라는 ‘차별적 용어’ 자체가 아니라 바로 그 차별적 용어가 만들어지는 현실이었기에, 안도하는 마음마저도 찰나였습니다. 단속과 추방이라는 이주노동자의 공포스러운 현실이 그대로인 세상에서 불법체류자라는 낙인과 혐오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단속을 피하다가 다치고 죽는 이주노동자의 삶에 아무런 책임도 언급하지 않는 사회. 이주노동자를 법제도의 보호에서 제외된 비인간 집단으로 만드는 출입국단속을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호소하는 사회. 이주민에 대한 통제와 구금을 이주민 ‘보호’라고, 이주민에게만 직업선택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야만을 ‘허가’라고 포장하는 사회. 바꾸어야 하는 현실이 무엇인지 계속 외면해왔기 때문에, 다시 또 사람이 죽었습니다. 이주노동자를 비인간화하고, 우리 스스르를 인간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이런 비극을 이제는 정말 바꾸고 싶습니다.

 

APEC이 열리기 전인 9월 22일, 법무부는 “서민 일자리를 잠식하고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체류자 집중단속을 실시해서 1년 사이 불법체류가 7만명이 감소했다고 실적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9월 30일 곧이어 APEC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겠다며 다시 또 합동단속을 실시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민이 공감하는 이민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이 필요”하다면서 단속을 계속하겠다고 합니다. 한국사회의 모순과 실패를 이주민에게 떠넘기고 덮어씌우는 정책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국가적 위신’ 앞에 한 인간의 목숨을 맞바꿔도 좋다고 여기는 정책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범죄자’가 아닌 노동자, 이웃,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이주민의 자리를 삭제하는 정책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국민을 핑계로 삼지 마십시오. 지금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평등한 공존의 전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스스로의 행태를 성찰하고 단속하는 것입니다. 현실을 바꾸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원칙, 인권은 시혜가 아니라 공존의 조건이라는 전제를 만드는 것이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또한 이주인권운동과 함께 뚜안 님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그 사회의 원칙과 전제를 만드는 투쟁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시낭송] 이주민센터 친구 송은정 센터장

 

25살
-10월 28일, 대구 출입국의 단속에 살해 당한 베트남 이주 노동자를 생각하며

 

신경현 (노동자 시인)

 

아픈데 청춘이 무슨 소용일까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해야 청춘이다
아름다워도 미움받지 않을 25살이 그렇다

 

적어도 25살은
에어컨 실외기 뒤에서 3시간 동안 떨어선 안된다
숨쉬기 힘들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게 해선 안된다
지지 않는 핏물이 몸 안에서 나온 마지막 흔적이어선 안된다
기자회견에 나와 뭉개져 무슨 말인지 모를
6촌 언니의 눈물을 듣게 해선 안된다

 

적어도 25살에겐
싸우기도 하지만 사랑 하나로 끝내는 연애를 하게 해야 한다
부모 속도 썩이지만 부모 앞서서 죽게 해선 안된다
친구들과 수다 떨며 한잔하는 밤을 지켜줘야 한다
새가 울고 꽃이 필 땐 놀러 가는 시간도 만들어줘야 한다
서툴고 모자란 미래를 혼자 감당케 하진 말아야 한다
고독하더라도 스스로 길을 찾게 손을 잡아줘야 한다
아름다워도 미움받지 않을 25살의 햇빛이
사그러들게 해선 안된다

 

25살이 뭐 이러냐

 

 

[발언] 베트남 공동체 원옥금 대표

 

지난 10월, 25세 베트남 유학생 뚜안 씨가 정부합동 단속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활동을 하던 그녀는, 귀국비용 마련하기 위해 일한 지 불과 2주 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생을 마감했습니다. 출입국 단속이 시작되자 공장은 3시간 동안 포위되었고, 뚜안씨는 2층 창고의 에어컨 실외기 위로 몸을 피했지만 결국 추락해 숨졌습니다. 젊은 나이, 미래와 꿈을 가진 한 사람의 생명이‘단속’이라는 이름 아래 스러졌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며 묻습니다. 왜 생계와 미래를 위해 살아가던 사람의 목숨을 단속이라는 이유로 빼앗는가.

 

이 나라는 ‘깨끗한 나라’를 만든다며 사람을 치우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깨끗한 나라는 사람을 몰아내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존중받는 곳이어야 합니다.

 

몇 년 전, 한 베트남 여성노동자가 말했습니다.“그때는 정말 공포였어요.”늦은 밤 퇴근길, 자전거를 타고 기숙사로 향하던 길.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덩치 큰 남자 두 명이 앞을 막아섰습니다. 이유도 모른 채,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났지만 결국 붙잡혔습니다. 무릎은 아스팔트에 찍혀 피가 나고, 청바지는 찢어졌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는 왜 자신이 잡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들이 깡패가 아니라 출입국 단속 직원이었다는 것을. 신분증을 확인하더니 “가도 좋다”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사과도 없었고, 설명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무릎보다 마음을 더 깊이 다쳤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그날 이후, 한국이 무서워요.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그녀만이 아닙니다. 단속이 있을 때마다 다쳐서 병원에 실려 온 노동자들이“병원비를 낼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해 옵니다. 신문에는 ‘사망’이라는 단어만 남지만, 그 뒤에는 셀 수 없는 상처와 공포가 쌓여 있습니다. 육체의 상처는 언젠가 아물어도 그날의 공포는 평생 지워지지 않습니다.

 

지난 1월, 인천의 목재 야적장에서 단속을 피해 숨었다가 끝내 숨진 도탁칸 씨 그의 어머니는 지금도 말합니다.“내 아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웃음을 좋아하던 한 청년의 죽음은 한 가족의 세계를 무너뜨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출입국의 단속은 언제부터 인간사냥이 되었습니까? 영장도, 안전수칙도, 최소한의 존중도 없이 사람을 몰아붙이고, 다치게 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이 현실을 언제까지 법 집행이라 부를 것입니까?

 

법무부는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속을 멈추고, 미등록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사람을 쫓는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진짜 깨끗한 나라는 사람을 지우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존중받는 곳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단속을 멈춰라!**
**존엄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자!**
**사람이 살 수 있는 나라를! 우리가 만들자!**

 

 

[발언]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상임활동가

 

뚜안님의 명복을 빕니다.

 

사람은 누구나 권리를 가진 존재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성실하게 일하던 뚜안님은 왜 한국정부의 단속을 피해서 공포에 떨며 에어컨 실외기에 매달려 있어야 했습니까? 비자가 불충분했다는 이유만으로 커다란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비인도적으로 단속을 하고 강제로 추방하는 차별과 폭력을 정부가 나서서 저질러도 되는 것입니까?

 

이 단속은 자본가들의 잔치, APEC를 명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자본은 오늘도 세계를 마음대로 넘나듭니다. 자본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온갖 특혜를 받으며 자원과 노동자들을 착취합니다. 그들이 경주에서 화려한 만찬을 하면서 자본의 이동에 대해 논하고, 자본가들이 치킨집에서 골든벨을 울릴 때 이주노동자들은 비인도적으로 단속당하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기업과 정부는 인권침해의 공범입니다. 이주노동자가 자유롭게 취업하지 못하도록 만든 지금의 비자제도는 노동자들을 쉽게 미등록으로 내몹니다. 기업들은 이주노동자의 이런 처지를 근거로 노동법상의 권리를 쉽게 침해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나라, 이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주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업은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것처럼 만들어서 권리로부터 배제합니다. 정부는 이런 현실에 눈을 감습니다. 노인이라는 이유로,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초단시간이라는 이유로, 5인미만 사업장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너무나 많은 노동자들이 권리에서 배제됩니다. 이 권리 부재는 정부와 자본의 결탁에 의한 것이지만,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정책으로 노동자들을 위계화하는 이런 정책은 혐오와 차별을 양산합니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쉽게 자신보다 하위 위계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차별하고 배타합니다. 이것이 마치 사회의 기본값인 양 되어버렸습니다.

 

멈추어야 합니다. 우선 살인적인 정부합동 단속을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단속만 멈춘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왜곡된 고용허가제를 바꾸어 이주민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고 노동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또한 노동자들을 경쟁시키고 위계화하는 차별과 혐오의 정치도 멈추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연대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너무 슬프고 분노하지만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우리는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를 그냥 두지 않겠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겠다’고 선언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동료로 존중하며, 차별과 혐오를 양산하는 정부에 맞서 연대의 정신을 보여줄 때 변화는 시작되리라 생각합니다.

 

뚜안님의 공포, 뚜안님의 분노 잘 기억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더불어 25살 뚜안님의 꿈도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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