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개회에 부쳐
여전히 유효한 요구,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라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을 마친지 석 달의 시간이 흘렀다. 시민들이 문앞에서 곡기를 끊고 농성을 이어가니 논의의 삽을 뜨는 시늉을 하던 국회의 차별금지법 논의는 멈춰섰다. 지난 몇 달동안 국회는 혼돈 그 자체였다. 선거의 승패를 떠나 국회의 의석수 1, 2, 3당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자기 정당 수습에 급급했다. 6월부터 시작되었어야하는 21대 국회 하반기는 원구성 협의조차 못하여 한 달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였다.
이제 21대 국회는 반환점을 돌았다. 이번 국회에서는 2007년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이래 제일 많은 법안이 발의되었고 가장 열렬한 시민들의 제정 찬성 의지를 확인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기후위기, 사회적불평등 등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인권의 원칙을 세울 기본법인 차별금지법도 만들지 못하는 정치에 시민들은 희망을 걸 수 없다.
가을이 왔다. 국회의원 모두 입을 모아 가장 중요하다는 정기국회 100일의 시작이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평등법 공론화를 천명한 박홍근 원내대표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회의 역할이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는 이재명 당대표 체제로 이번 정기국회를 시작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더는 지체하지 말라. 그동안 야당의 위치에서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듯 뒷짐지고 물러나있던 국민의힘도 더는 불평등의 해소와 차별 타파를 위한 기본법인 차별금지법 제정의 책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직시하여야 한다.
민생, 민생, 민생.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가 부르짖는 말이다. 21대 국회 하반기, 과반 의석의 거대야당을 이끌어 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출범하였다. 국민의힘 역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21대 국회의 세번째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오늘. 이번 정기국회의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이 차별금지법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사회에 점점 더 단단히 뿌리 내리고 있는 불평등을 타파하지 않고 ‘시민의 삶’이 나아질리 만무하다. 우리의 요구는 변함이 없다.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라.
2022년 9월 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