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보도자료]제8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목요행동, <자유선언 - 차별, 너 나와!>

후속보도자료_제8차_차별금지법제정연대_목요행동_자유선언_차별너나와_다움_210603

후 속 보 도 자 료

 

수 신 언론사 정치부, 사회부, 문화부 등
발 신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담 당 심기용(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dawoom@dawoom-t4c.org

제 목 8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목요행동, <자유선언 차별, 너 나와!>
발 송 일 202163(), 11

 

 

8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목요행동, <자유선언 차별, 너 나와!>

 

. 오늘 6월 3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제8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목요행동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청년 성소수자들이 겪는 여러 차별적 사회 진입장벽에 대해서 공론화 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으며, 청년단체 <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에서 주관하였습니다.

 

. 발언자들은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거부하며, “차별이 공정한 기회를 무너뜨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겪는 차별, 우리가 놓인 사회적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청년으로부터 시작한 격차가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는 게 다움이 이 기자회견을 조직한 이유입니다.

 

. 오늘 발언 과정에서 글러브를 낀 채로 차별이라는 글씨에 펀치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발언 중 차별 해소에 관한 염원을 담아 차별에 펀치를 날린다는 의미입니다.

 

. 발언문을 본문 뒤에 별첨하오니 참고하셔서 기사화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장 사진은 별도로 메일에 첨부합니다.

 

. 아래 사회와 발언순서를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사진도 첨부드립니다.

사회: 심기용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발언자

1. 지아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보수적인 교육계, 너 나와! : 한국에서 트랜스젠더 교사로서 살아가기

 

2. 진기 (자유활동가)

종립대학, 너 나와! : 교육 영역에서의 차별

 

3. 성진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정치권, 너 나와! : 정치권 청년정책으로서의 차별금지법

 

자유발언

김이희윤 (자유발언자)

 

6월3일, 8차 국회앞 목요행동

 

별첨

 

발언1. 지아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보수적인 교육계, 너 나와! : 한국에서 트랜스젠더 교사로서 살아가기

차별금지법 제정을 희망하며…

보수적인 한국 교육계! 너 나와!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트랜스젠더 교사입니다.

요즘 학교현장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도 이따금 뭣모르고 꿈만 가득했던 교생시절이 떠오르고는 합니다.

대학교 3학년 2학기.. (한숨)

다른 동기들은 1주일만에 구하는 교생실습 학교를 저는 학기가 끝나기 직전 간신히 구했습니다.(펀치) 학교들에 문의를 할 때 제 성별정체성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학교들 입장에서는 교생을 받는 것 자체가 굳이 없었던 업무를 하나 늘리는 것인데, 그 교생이 민원의 소지가 있다면 부담될 수밖에 없겠지요.

“학생들이 아직 어리고 정체성이 형성되가는 시기라, 트랜스젠더가 교단에 서는 것은 민감하게 비춰질 수 있다”라는 답변도 받았습니다. (한숨)

아니.. 트랜스젠더 교사를 만나면 시스젠더학생이 트랜스젠더가 되나요? (펀치)

그러면 그 학생은 그냥 원래 트랜스젠더였던 것 아닐까요??

교생실습을 할 학교를 구하지 못한 채 학기가 끝날 것 같아, 최후방법으로 모교에 전화를 넣었습니다. 이번에는 제 성별정체성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모교에서는 전화통화로 제가 몇 기 졸업생인지 간단히 확인하고는, 흔쾌히 “졸업생이면 당연히 받아줘야지” 라고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학교에 방문하자 전화로는 시원시원하게 대답하셨던 연구부장 선생님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저를 한참 쳐다보셨습니다. 저의 긴 머리 때문이었습니다. 머리 자를 것을 약속하지 않으면 서류에 서명해주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어ᄍᅠᆯ 수 없이 그 약속을 하고 연구부장님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학교 내부 결재를 기다리는 동안 학교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저를 보자마자 외쳤습니다. “뭐야 너 왜 이래? 게이 새끼 다됐네” (펀치)

이 선생님은 무려 ‘윤리’선생님이십니다. (펀치)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저를 보고 물어보셨습니다. “너네 부모님은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아셔?”

성인인 저에게 왜 그딴 질문을 하시는거죠? (펀치)

결재를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들의 ‘헐’ ‘대박’ ‘쟤가 걔야?’ 같은 시선들을 견뎌야 했습니다.

결재를 다 받고 학교를 나와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교생실습을 구하는 것만도 이렇게 힘든데, 내가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교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절망감이 오랜 시간 계속되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시기.

다른 고시생들은 임용고시만 통과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에 집중할 때에도, ‘저는 임용고시에 통과한다고 내가 교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시달렸습니다.

역시 교사를 하려면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혹은 여성으로 살려면 교사라는 꿈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좋은 교사는 학생들을 삶으로써 가르친다고 합니다.

저에게는 좋은 교사가 되는 것과 원하는 성별로 사는 것은 모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육계의 시선은 이 두 가지를 함께 하기 어려운 조건처럼 바라보았습니다. (펀치)

결국 저는 남성의 모습으로 임용고시에 합격했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한숨)

교사가 되어 만난 아이들은 너무나도 이쁘고 사랑스럽고 소중합니다.

신규교사라서 그런지 주말만 되면 빨리 아이들이 보고 싶고, 아이들 생각을 하며 저녁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 앞에서 스스로를 숨겨야 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그 누구에게도 저를 남성이라고 소개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모두가 저를 남성으로 대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성별 위화감에 몸서리를 칩니다. (펀치)

그러나 만약 제가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변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학부모들의 민원과 동료 교사들의 수군거림이 너무 무섭습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떠나야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펀치)

숨기기도 힘들고 밝힐 수도 없는 모순된 상황 속에서 시름시름 앓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병원의 도움을 받으며 정신건강을 관리받고 있습니다.

교감선생님께 말씀을 드렸고,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커밍아웃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커밍아웃을 해도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받고 교직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가 당당히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때, 더 좋은 교육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를 포함해 교육계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더 좋은 교육자가 될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이 꼭 재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차별금지법! 너 나와!

 

발언2. 진기 (자유활동가)

종립대학, 너 나와! : 교육 영역에서의 차별

안녕하세요, 활동가 진기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해 헌법에도 기본권이 명시되어 있고 평등이 상식인 세상에서, 어째서 법까지 만들어야 하냐고 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말 뒤에는 “차별이 어디 있냐”고 묻는 질문이 반드시 따라옵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가 처한 환경이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만약 특정 집단을 교육하지 않겠다, 입학을 허가하지 않겠다, 이념과 어긋나므로 징계하고 학교에서 쫓아내겠다고 공표하면서 실제로 그렇게 행위하는 대학이 있다면 어떨까요? 바로 여기에 차별이 있는 거 아닙니까? (펀치)

지금 한국에는 동성애자와 성소수자를 질병이나 죄라고 취급하면서 입학을 거부하고 성소수자 학생과 교직원을 색출해 징계하는 종교 재단 기반의 종립대학들이 있습니다. 믿겨지십니까? 저는 발언하면서도 이 모든 일이 거짓말처럼 느껴집니다. 이게 2021년인 오늘날 나름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현재 미국에선 흑인 레즈비언 백악관 대변인이 임명되고 있지만, 그곳에서도 흑인과 유색인종은 대학을 다닐 수 없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바로 50~60년 전의 이야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말한 종립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성소수자 세미나를 하거나, 영화제를 개최하려고하면 이를 문제적인 행사로 취급하면서 공간 대관을 취소하거나 대학 본부가 행사를 훼방놓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숭실대학교가 교내 성소수자 동아리의 영화제 공간 대관을 취소한 사건에 대해서, 2019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시정 권고를 내렸지만 숭실대학교는 건학 이념에 따라 차별한 것이라며 시정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차별을 자랑처럼 여기는 게 아니라면, 민주국가의 대학이 어떻게 그것을 이념이라고 떠들어대는 것일까요. (펀치)

맞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분명 우리들의 기본권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유로도 부당히 차별받지 않는다. 그것이 헌법의 평등 정신입니다.

그리고 포괄적인 차별금지 또한 이제는 상식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과 같은 공적 공간에서 믿고 싶지 않지만 차별이 일어나고 있고, 누구나 평등해야 할 교육의 기회 앞에서조차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종립대학의 성소수자 차별은 지금도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이것은 사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혐오발언과 차원이 다르고, 엄연히 교육부장관의 감독 아래에 있는 제도권 대학에서 일어나는 공공차별입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성소수자라서 징계받거나 거부당하지 않을 수 있는 예방책이 필요하고, 혹여나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강제력 있는 시정조치와 피해자에 대한 구제를 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합니다. 그게 우리가 오늘 이야기 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입니다.

법과 제도가 대한민국의 공적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든 차별을 불러내어 차별행위를 막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21대 국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설 것을 촉구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차별, 너 나와!

 

발언3. 성진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정치권, 너 나와! : 정치권 청년정책으로서의 차별금지법

안녕하세요,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의 한성진입니다.

잠시 성소수자 얘기를 내려놓고 청년 정책 얘기를 해봅시다.

다움은 청년단체입니다. 이 말을 아주 정확하게 지켜내기 위해, 다움은 청년기본법에서 명시한 만35세 이하의 기준으로 회원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35세가 되면 나가야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국 사회운동을 길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경력적인 격차가 생길 것이고 그렇다면 안에 알게 모르게 새롭게 유입된 인원들에게 문턱이 생길 것입니다. 사회변화에 참여하고 정치에 참여할 때의 문턱을 낮추는 것, 그게 다움을 만든 이유입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말하는 청년 정책은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복지정책을 그대로 내놓고는 청년정책이라고 말할 때가 많습니다. 그것도 문턱을 낮추는 게 아니라 청년들에게 더 짐을 부담하는 정책일 때가 많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LH를 위시로 한 주거공급 정책이라던가, 천문학적인 빚을 만들어내는 학자금대출, 잠깐 쓰이고 버려지게 만드는 수많은 청년일자리 정책(소위 고용창출 지원정책)들이 그렇습니다.

이 정책들의 문제는 한결같습니다. 한국 청년들이 겪는 문제는 사실 차별적 사회조건들에 있습니다. 만약 학력에 관해서 청년들을 조건지어 봅시다. 지방에 살아서, 다니는 대학이 수도권 대학에 비해 열악해서, 대학을 다니지 않아서 여러 취업 정보를 얻기 어렵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다양한 청년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면, 제도가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지도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

차별이라는 말이 굉장히 나쁘게만 들리지만, 물론 민주사회에서는 부정적인 게 맞고 하지만, 청년들이 가진 열악하고 취약한 사회적 조건들을 잘 들여다보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보인다는 겁니다. 그 조건들이 일상과 공공영역에서 차별을 만들어내고, 그 조건들이 바로 청년들이 겪는 사회적 진입장벽이기 때문입니다. 이 조건들만 균형 잡아도 많은 차별이 사라지고, 나아가 사회적 진입장벽도 낮출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성소수자 차별이지만,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가진 사회적 조건입니다. 사회적 성원권, 시민권, 나아가 인권을 말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그것이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할 사회적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동성애자라서, 트랜스젠더라서 학업에 있어, 직업선택에 있어, 취업과 노동에 있어,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차별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고, 집단 간 사회적 격차나 삶의 질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등은 결국 너무 좁은 선택지를 가진 사람들이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지게 하는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재벌2세의 20대 경험과 선택지와 그렇지 못한 흙수저 가정의 20대 청년이 가진 경험과 선택지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처럼, 부당대우, 폭력, 고립, 스트레스 등 여러 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의 선택지도 성소수자란 이유만으로 좁혀지는 실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게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외치게 되는 것입니다.

“청년이 무엇이냐, 열정만 있으면 청년이 아니냐, 청년담론은 허구다” 이런 말들도 있습니다. 저도 푸르고 꿈나무일 것만 같은 청년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푸르고 꿈나무일 것만 같이 정치권에서 계속 호명하다 보니, 꿈 많은 청년 안에는 성소수자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청년정책이 나올수록, 성소수자는 논쟁적이고 문제 많은 집단 취급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청년이라고 불리면 불리는 만큼, 성소수자 청년이 어느 위치이고, 그들이 어떤 사회적 조건을 가진 이들인지 더 명확해지게 되었습니다. 이 조건을 다움은 차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출산정책을 독려할 것이 아니라, 지금 계속 새롭게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애를 낳아야 사회가 유지되거나 무너지는 것이 아닙니다. 차별이 없어야 사회가 재생산될 수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나라를 망치는 것이 아니라, 차별금지법을 시작으로 청년들의 활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성소수자라서 특혜를 받고 싶은 게 아니라, 성소수자라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싶지 싶지 않은 겁니다.

이렇게 청년들 중에서도 더 불공정한 위치에서 장벽을 마주하는 청년 성소수자들에 대해 오히려 청년 성소수자를 청년 속에서 의도적으로 가리고, 심지어 차별을 조장하고 혐오발언을 일삼는 정치권에 대해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소수자인 우리들은 청년이 아닙니까. 여기에 푸르고 꿈나무인, 대한민국의 미래라 불리는 청년들이 외칩니다. 더 평등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합시다!

 

발언4. 김이희윤 (자유발언자)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 김이희윤입니다.

저는 오늘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요구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회는 지금 당장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십시오. 이는 일상적으로 혐오 폭력을 겪는 소수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입니다.

우리는 일상 속 매 순간마다 폭력에 직면합니다. 이 자리에 서는 데조차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성소수자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을 때 제가 겪을 폭력이 너무 여실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성애, 시스젠더 중심적인 사회는 우리에게 ‘정상’이라는 틀에 맞추어 살 것을 강요합니다. 여성은 여성답게, 남성은 남성답게 차려입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성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가족 모임에서, 어른들과의 술자리에서,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매순간 우리에게는 이러한 ‘당연함’을 수행하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동성과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혹은 연애도, 결혼도 구태여 하지 않아도 간섭을 받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나의 몸이 어떠하든 성별 정체성대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욕망을 드러냈을 때, 폭력을 겪을까 봐 두려워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학 내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은 익명 온라인 공간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거침없이 이루어집니다. 성소수자 동아리가 내건 대자보나 현수막은 언제나 훼손과 도난의 대상이 됩니다. 현수막을 거는 성소수자 동아리 학생에게 교직원이 폭언을 하거나, 교수가 동아리 박람회에서 훼방을 놓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대학 내에서 이루어지는 성소수자 차별 행정은 더욱 심각합니다. 숭실대학교에서는 성소수자 동아리의 인권 영화제 개최와 현수막 게시를 불허하고 이에 대해 인권위가 내린 시정 권고를 무시했습니다. 장신대학교는 한동대학교와 더불어 성소수자 학생에게 부당 징계를 내렸을 뿐만 아니라, 신입생에게 반동성애 서약을 작성하게 합니다. 호남신학대학교에서는 원천적으로 동성애자의 입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대한민국은, 이 모든, 그리고 더 많은 차별과 폭력이 용인되는, 그런 나라입니다.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더이상의 혐오 폭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선언입니다.

차별금지법은 교육, 직장, 재화용역, 행정 서비스라는 삶에 필수불가결한 영역에서의 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기틀로 작동할 것입니다. 소수자를 동등 시민으로 대우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령이 뭐가 두려우십니까?

다시 한번 21대 국회에게 요구합니다.

국가와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리지 마십시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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