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UP] 충남인권조례 폐지와 맞선 시간들, 지방선거 혐오대응으로 이어나간다

이진희(장애여성공감, 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

4월 3일, 충남인권조례 폐지안 재의결이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 예상한 결과라도 충격과 분노가 줄어들진 않있다. 우리의 분노의 시계는 2018년 1월 15일 자유한국당 등 25명 의원이 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의원 발의 시점부터 빠르게 돌아갔던 것 같다. 어쩌면 작년 1월 충남기독교총연합회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 모색 기도회와 특강을 하고 4월에 충남인권조례 폐지 청구서 접수를 하던 때부터 일까? 아니 더 이전 반동성애 혐오선동세력이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지역 인권조례를 조직적으로 공격하고 이에 결탁한 자유한국당이 지역조례폐지에 앞장섰을 때 일지도 모른다. 충남인권조례 폐지 상황은 지역에서 혐오가 정치적 이권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명확히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그에 맞서온 우리의 시간들은 인권운동이 지역사회에서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싸움의 기록들이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충남인권조례 지키기 공동행동이 함께 모인 충남인권조례대응 모임은 충남지역과 상황을 공유하며 폐지 규탄 기자회견, 성명, 인권위 면담 등을 공동 대응해 왔다. 3월 6일 충남인권조례를 지키자는 한겨레 신문 광고엔 빠른 시간동안 총 357명의 개인과 단체가 참여하여 힘을 모았다.

충남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한 한겨레신문광고

4월 3일 낮 2시 조례폐지 규탄집회와 지지집회가 여지없이 동시에 펼쳐졌다. 이젠 익숙하기 까지 한 장면들 속에서 수 개월의 싸움이 무색하게 자한당 단독 상정으로 통과되었고, 방청도 금지되어 모니터 화면으로 확인해야만 했다. 민주당은 아예 의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비겁한 여당의 면모를 확인 시켜 주었다.
그러나 비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충남지역 시민단체들은 충남도를 만나 충남인권 조례 대법원 제소를 요구했고, 충청남도는 대법원에 재의결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또 인권조례에 근거한 충남 인권센터와 인권증진팀 업무가 중단되지 않게 대법원 최종판결 전까지 충남인권조례 효력이 상실하지 않아야한다는 의견서를 않도록 단체와 개인 서명을 조직하여 제출하였다.

4월 12일은 전국 인권활동가 “인권조례 및 지방선거 혐오관련” 대응 회의를 열었다. 제주, 대전, 충남, 대구, 전주, 부산 전국 각지에서 2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였다. 지역의 인권조례 상황을 공유하며, 일부 보수교계와 지역 정치가 조직화되고 있는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인권조례 폐지 일고 있는 상황들, 미처 인권운동이 확인하지 못한 어떤 지역은 성적지향이 폐지되거나 관련조문이 바뀌기도 했다. 정치와 종교가 밀착해 반동성애 혐오세력을 형성하고 서로 강한 지지기반이 되어주는 상황들, 이제는 시민단체라는 외피로 주권자 운동과 시민활동의 하나로써 혐오를 선동하고 있는 현상들을 주의 깊게 보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충남 지역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조례폐지한 의원들의 낙선운동도 고려중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충남인권조례를 폐지한 자유한국당 도의원 낙선운동 선언 기자회견

이날 회의에선 특히 당면한 6월 13일 지방선거 시기에 전국 지역에서 ‘혐오대응’을 목표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혐오의 정치가 선거 국면에 활용되는 것에 맞설 공동슬로건, 현수막 게시, 기자회견 등 공동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 인권활동가들의 네트워크방이 만들어지고, 서울지역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대응 마련 회의도 곧 진행될 것이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들려온 소식이 있다. 지난 2월 부산 해운대구 인권조례 개악에 이어 4월 24일 수영구에서도 차별금지사유를 삭제하는 인권조례 개악안이 임시의회에서 상정되었고 4월 30일,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것이다. 지역 곳곳의 이런 움직임은 선거를 앞두고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니 충남인권조례 폐지 싸움은 이제 막바지가 아니라 지역화된 혐오 움직임에 대응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수밖에 없다.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속화될 혐오선동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여 혐오대응의 역사를 써나갈 타임테이블을 만들 때이다. 똑같은 시간을 살아가지만 우리의 시간은 평등과 반차별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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