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이너]“차별은 사회악,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차별은 사회악,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지난 이명박 정부 차별 10대 뉴스’ 발표 
“차별금지법 없이는 ‘희망의 새 시대’ 어림 없어”
2013.03.06 17:32 입력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6일 이른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주최로 열렸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6일 이른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주최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이명박 정부 차별 10대 뉴스’를 발표하고 성소수자, 이주민, 여성, 장애인 등의 차별 사례를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뽑은 이명박 정부 차별 10대 뉴스는 △유엔인권이사회 제2차 국가별인권상황점기검토(UPR)에서 한국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고용허가제법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제한, 구직기간 3개월로 제한 등 법적으로 차별 △미등록 이주 아동 수 갑채워 추방 △아시아나 여승무원 과도한 용의복장 규정 △특수고용노동자(재능교육)의 장기투쟁 지속 △휴직기간을 근속기간으로 적용하지 않는 차별문제 △노래방 도우미 살해범과 폭행범이 각각 감형과 형을 낮게 선고받음 △마포구, 성소수자 인권 보장 현수막 게시 거부 △강원도, 전북도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 훼손 △ 동성애자 차별 조항 군 형법 92조 5항 (구 계간 조항) 유지 등이다.

 

이어 성소수자 차별사례를 발표한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 오김현주 활동가는 “우리는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 소수자입니다’와 ‘LGBT, 우리가 지금 여기 살고 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려고 했을 뿐”이라며 “당연히 가능할 줄 알았는데 마포구청에서는 ‘반말이라서 안된다,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라는 말이 혐오스러워서 안 된다’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현수막을 걸지 못하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오김 활동가는 “인권위에서도 이미 서초구청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 현수막을 걸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한 바 있는데 마포구청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라면서 “이런 것이 바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주민 차별사례를 발표한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이재산 소장은 “이주노동자들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불법파견, 강제근로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또한 고용허가제법은 차별대우와 계약위반, 폭언과 폭행이 난무해도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일터를 변경할 수 없는 차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발표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서재경 활동가.

장애인 차별사례를 발표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서재경 활동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아래 장차법)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장애인 당사자가 차별당한 것을 하소연할 곳조차 없었지만 지금은 심각한 사회적 차별로 인식하고 상담을 요청한다”라면서 “차별에 저항할 수 있는 당사자들의 힘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서 활동가는 “그렇지만 여전히 차별은 해소되지 않았고 사회적 인식도 자신이 차별을 가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라며 “시각장애인이 스크린도어가 없어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나 발달장애인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이용할 수 없지만 여전히 장차법에서는 스크린도어의 강제성이나 발달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이 보장돼있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서 활동가는 “외국에서는 장애를 이유로 일어나는 범죄를 장애혐오범죄로서 심각한 죄로 분류하고 있다”라며 “사회적 범죄의 심각함을 느끼고 법을 제정해 보편적 공유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차별금지법은 그동안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청소년, HIV/AIDS 감염인, 비정규직, 비혼모 등 사회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차별과 폭력을 멈추게 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매우 기본적인 인권법이다”라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박근혜 정부가 외치는 바로 그 국민행복을 가능케 하는 첫걸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박근혜 정부는 차별은 최대의 사회악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라며 “이 책임과 역할을 방기한다면 결코 ‘희망의 새 시대’의 문턱에조차 이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앞으로 김재연, 김한길, 최원식 의원이 각각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의 쟁점에 대한 포럼을 열 계획이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transnational Asia Women’s Network 정혜실 활동가와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숨 활동가.

▲구호로 마무리하는 참가자들.

조은별 기자 sstar0121@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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