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인권의 역사는 거스를 수 없다. 충남도의회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여라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재의한 표결에 부쳐

 

 

 

 

 

인권의 역사는 거스를 수 없다. 충남도의회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여라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재의한 표결에 부쳐

지난 12월 15일 도의회 본회의 가결로 폐지 위기에 몰렸던 충남학생인권조례가 가까스로 존치되었다. 충남교육감의 재의요구로 오늘(2일) 다시 도의회에 회부된 폐지안이 가결 정족수인 3분의 2를 넘지 못하여 부결된 것이다. 전국 첫 학생인권조례 폐지라는 역사적 불명예를 남겼던 충남도의회가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존재 의의를 남겼다 할 것이다.

특히 처음 폐지안 가결 시에는 전체 44명 중 31명의 찬성표가 나왔으나 이번 재의안 부결시에는 43명 중 27명의 의원만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은, 폐지를 밀어붙였던 국민의힘 도의원들에게도 이탈표가 나왔다는 것이다. 모든 충남 도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을 없애나가야 할 도의원이라는 책무를 망각하고 조례 폐지를 밀어붙였던 의원들의 행태가 명확한 신념도 없이 마구잡이로 이루어진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할 것이다. 이번 재의안 가결에 동참하지 않은 의원들이 늦게라도 자신들의 소임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기를 바란다.

비록 이렇게 학생인권조례는 존치되었으나 아직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보수개신교단체 등이 주민발의로 제기한 충남학생인권조례 페지안이 도의회에 계류 중이고, 충남인권기본조례를 다시 폐지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혐오와 차별 선동을 막아야 하는 것이 충남도의회 앞에 놓여진 과제이다. 오늘의 재의안 부결로 도의회가 안주할 것이 아니라 학생인권조례와 인권기본조례를 존치시키고 조례의 정신에 따라 도민들의 일상, 교육, 노동 전반에서 존엄과 평등이 지켜질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서울,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연이어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시도하는 이들도 이번 일을 통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인권의 역사를 후퇴시키고 차별과 혐오에 기반해 아동청소년들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권리를 존중받는 것을 가로막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충남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인권의 후퇴에 맞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평등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4년 2월 2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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