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하며, 성과 재생산의 권리가 차별 없이 보장받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낙인과 처벌, 불평등의 역사를 지나 평등과 존엄으로의 길이 펼쳐졌다. 1953년 낙태죄가 제정된 지 66년 만에 이루어진 헌법재판소의 형법 제268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중 ‘의사’ 부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깊이 환영한다.

 

이번 결정으로 낙태죄는 더 이상의 존재의의를 상실하고 과거 속으로 사라져야 할 법조항이 되었다. 동시에 낙태죄와 더불어 국가에 의한 성과 재생산 통제의 핵심이었던 모자보건법 제14조 역시 더 이상 유지될 필요가 없어졌다. 낙태죄를 통해 임신중지를 금지하고 여성의 존엄한 삶을 위한 결정에 낙인을 찍고, 동시에 우생학적 사유를 들어 예외적 임신중지를 허용해 온 국가의 기만적인 행태는 평등한 개인들을 출산해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존재해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재단하며 모욕과 차별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모든 여성은 물론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성소수자, 빈곤층 등 사회적 소수자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삶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해 왔다. 그렇기에 이번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차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고 또 그러해야 한다.

 

2012년 헌재의 합헌 결정 후 6년 만에 압도적인 다수로 이루어진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은 평등과 존엄을 향한 발걸음은 결코 되돌릴 수 없음을 잘 나타낸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어받은 국회와 정부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이제 성별, 장애, 연령, 인종,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경제적 상황, 지역적 조건, 혼인여부, 가족 상황, 국적, 이주 상태 등 그 어떤 사유에도 상관없이 성적 건강과 재생산권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형법, 모자보건법과 관련 정책의 개정은 물론 모든 차별적 구조를 바꾸는 제도적 장치 역시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결정은 수십 년 간의 억압에 대한 종결 선언임과 동시에 모든 사람의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다. 모든 차별과 혐오에 맞서 투쟁하는 연대체로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번 결정을 만들어 낸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보내며,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평등과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에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19. 4. 12.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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