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사람UP] 한국한부모연합 전영순 대표, 오진방 사무국장

“누구랑 살면 어때?…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마라”

– 한국한부모연합 전영순 대표, 오진방 사무국장 인터뷰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정상가족’프레임 너머의 다양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가족들의 대변인, 한국한부모연합의 전영순 대표님과 오진방 사무국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 한국한부모연합은 어떤 단체인가요?
전영순: “단체, 당사자단체가 연대해서 활동하고 있는 전국조직이다. 단체들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으며 네트워크의 중심이다. 초기에는 여성단체들의 활동 중 하나였다. 여성민우회, 여성의전화, 여성회 이런 곳에서 하다가 2010년도에 당사자 중심의 활동으로 전환을 해서 기존에 하던 단체들이 빠져나가기도 하고 거의 대부분이 당사자 활동가들이 중심이 된 당사자 운동이 되었다. 가족에 대한 차별해소, 인권, 한부모 당사자 역량강화 활동을 많이 한다. 정부의 지원이나 제도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자신들의 성장이라든지 이 사회에서 잘살아가기 위한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생각해서 훈련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고 제도 개선 운동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자립하여 살 수 있나”가 우리의 핵심적인 고민이다.”

 

– 전영순 대표님, 오진방 사무국장님이 이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영순: “전 이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한부모가 되면서, 한부모 삶에 관심을 갖게 되고 활동을 하게 됬다. 권익보호라는 부분도 있지만 어떻게 아이를 혼자서 잘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자립을 할건가, 양육비를 어떻게 할건가. 혼자되는데, 혼자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을 했는데 나 혼자 책임져야 하는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살지 않아도 비양육자도 양육의 책임을 져야 하고 국가도 책임을 같이 져줘야 되고 그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좀 많아서 활동하고 있다. 한부모들이 위축되지 않고 어떤 책임 있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잘못 됬거나 실패한 인생이 아닌 정말 나는 잘 살아가고 있다 라는 것, 스스로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활동하고 있다. (활동하신지는?) 1999년도부터, 이혼 준비를 했고 활동도 시작했다. 그때부터 단체에 들어 와서 활동을 했다.”

 

오진방: “저는 혼자서 아이 키운지 20년 되어 가는데 경력단절여성으로 직업 찾기가 너무 힘들었고 사회문제 관심은 있었지만 한부모로 나서는 게 참 힘들었다. 먹고사는 것도 해결하면서 사회문제도 관심 갖고 싶었을 때 해외입양을 반대단체에 들어갔다가 미혼모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러면서 다시 한부모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6년도, 사회문제로 드러내면서, 내가 힘들었던 차별과 편견에 대해 모이고 이야기하면 되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 2019년에 한국한부모연합에서 집중하시는 일은?
전영순: “일단 하나는 ‘한부모 가족의 날’이 제정이 되었다. 법안에 명시를 해서 올해 정식으로 1회 행사를 한다. 기념일은 5월10일인데 기념식은 5월11일이다. 전국에서 한부모가족들이 모여서 으쌰으쌰하는 날로 행사준비를 하고 있고 앞으로 해마다 하려고 한다. 행사에 오면 한부모들이 행사에서 뭔가를 얻어가기 보다는 각자 가정에서 어려움도 말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서로 힘을 주고 받으며 자신을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가능한 범위에서 함께 하는 행사를 해왔고 이제 법이 제정이 되었으니 매해 중요한 행사로 가지고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양육비 대지급법제정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희 활동으로 법이 하나 제정이 되긴 했는데 많이 부실하고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고, 좀 더 강력한 국가의 책임을 수반하는 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육비 대지급법으로 양육비를 국가가 대신 지급하고 구상권을 행사하는 그런걸로 하면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보호받는 삶을 살지 않을까.

또 하나는 한부모서포터즈라고해서 한부모들이 동주민센터나 복지관 같은 곳을 가면 주로 대상화되고 지원대상자, 그래서 서비스 수혜 받는 사람들로 취급되어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지난 20년 활동하며 활동가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분들이 역할을 할 때가 되었다. 직접 한부모가 한부모를 만나서 뭔가 도움을 주는 이런 역할을 해보자고 해서 이름을 한부모서포터즈라고 붙여서 작년부터 활동중이고 올해도 이렇게 가면서 혼자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분이 적어도 없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확대하여 전국적으로 넓혀가려고 한다.”

 

– 한부모가족의 날은?
전영순 : “한부모가족지원법안에 한부모가족의 날이 명시되어 있다. 올해 행사는 여의도 너른마당에서 한다. 그 행사의 핵심은 가족차별을 없애자는 구호이다. ‘누구랑 살면 어때?’가 슬로건이다. 누구랑 살면 어때? 아빠랑 살든 엄마랑 살든 편견을 갖지 말고 보자, 똑같은 가족이다.”

 

– 퀴어퍼레이드처럼 당당한 프라이드를 표명하는?
전영순 “맞다. 혼자 아이키운다고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마라.”

 

– 양육비 대지급법 관련한 그 내용이 히트앤런법이 맞는지?
전영순 “같은 내용인데 그때는 미혼모에 국한한 내용이었다. 내용은 같다고 보면 된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좀 뒤로 밀린 감이 있다.”

 

 

 한국한부모연합 사무실에서 전영순 대표님

 

 

 

– 한부모가족뿐 아니라 조손가정 등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있는데 법, 행정에서는 늘 정형화된 가족의 모습만 인정되어 왔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은 한참 전부터 존재해왔는데 정말 최근에 들어서야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려고 이야기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전영순: “일단은 가부장적인 가족문화를 고수하려는 그런 전통적인 가치 때문인 것 같다. 지금도 굳건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나. 가족이 이렇게 다양해지는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걸 이제 조금 받아들이는 것 같다. 여전히 문제 있는 가족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오진방: “두 가지를 말씀 드리면 정상성을 너무나 강조해서, 국가가 가족의 유형에서까지 정상성을 강요한 것 같다. 부부중심, 4인가족중심, 이성애중심. 모든 복지 시스템이 이러한 정상가족 시스템 위주로 맞춰지고 아주 저소득에게는 입에 풀 칠할 정도는 지원하지만, 한쪽은 정상, 한쪽은 너무 어려우니 조금 도와주는걸로 되어 있다.
한부모도 그런 식으로 하다가 단체활동을 하고 하다보니 어떤 시민단체는 후원광고를 어떤 할아버지가 손녀를 업고 있는 사진으로 쓰더라. 이제 조손가정으로 넘어가는거 같다. 마치 기아사진을 메인에 걸어서 홍보하는 것처럼.”

 

전영순: “정상가족 프레임에서 벗어난 가족들은 불쌍한, 도움이 필요한 가족으로 상정해버린다. 정상가족이 아님은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

 

오진방: “불과 얼마 전에도 명절에 갈 곳 없는 한부모 인터뷰하려고 하는데 연결해달라는 언론의 요청도 받았다. 이런건 늘 명절마다 반복된다. 한부모들이 명절에 왜 갈 곳이 없나. 아빠 없으면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나보다. 이게 아직도 저러는구나 싶다.”

 

전영순: “앞으로는 정상가족 중심으로만 정책을 할 때 국가가 통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좀 더 통제, 관리하기 쉬운 방식이 필요해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한다. 미혼모들은 통계에 잘 잡히지 않기도 하다. 일부 저소득으로 분류되는 몇몇에게만 지원하는 양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가정과 미혼모 혹은 미혼부 가정에 대해서 국가가 다르게 보는지?
전영순: “다르게 보지만 제도적으로는 보호자가 만24세 미만일 경우만 따로 지원이 있고 다른 부분은 사실상 같다. 그런데 미혼모를 봤을 때는 조금 더 힘들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성적으로 문란하거나 철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법안에서 차별금지사유에 ‘가족구성’이 들어간다. 가족 구성 차별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사례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전영순: “학부모들 이야기가 많다. 요즘 하는 JTBC ‘아름다운 세상’ 드라마에서 교장선생님이 학교폭력사건을 맡아 하면서 “걔 한부모가정 애 아니잖아요?”라는 대사를 하는걸 어제 들었다. 그런 대사가 언뜻 지나갔는데 아이들을 학교보내는 엄마들이 그런 말을 가장 많이 한다. 학교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한부모가정 아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는 식으로 하는 일이 있다.
혹은 한부모가정 애라서 그럴 줄 알았다. 아니면 그런 인식을 할까봐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인식으로 인해서 학폭위 등에서 더 불리한 경우가 있기도 한 것 같다. 또 남편이 없다는 자체만으로 직장에서 다른 눈으로 보기도 한다. 남편 뭐하냐고 물었는데 남편이 없다고 했을 때 이후 태도가 달라진다. 한부모 만나서 교육하고 이런 이야기 할 때 그렇게 많이 한다. 우리가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그런데 그 말도 잘못된 게 그랬을 때 돌아오는 불이익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걸 감당하기는 너무 힘들다.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이)자기 나름의 보호방식이기 때문에 무조건 드러내는게 답은 아닌 것 같다. 차별적 시선이 존재하는 한 그런 부분이 바뀌긴 쉽지 않을 것 같다.
갑작스럽게 사별한 분들은 충격도 받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 뭔가 도움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구청 등에 가면 남편 사망신고한지 얼마 안 돼서 다시 그런 일로 가면 사망신고서 잉크도 마르기전에 돈 받으러온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그런다.”

 

– 이런 일들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개선 될 수 있을지?
전영순: “물론 제도가 바뀐다고 사람들의 생각이 확 변하지는 않겠지만 인식과 문화들이 차츰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건강가족지원법도 개정안이 올라가 있는데 내용은 사실 별거 없다. 그냥 가족을 무엇으로 보느냐가 약간 다를 뿐이다, 보통은 혼인, 혈연, 입양까지를 가족으로 본다, 그 외에는 가족으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 넓혀서 사실혼까지 인정한다로 하려고 하는데 여전히 반발이 있다. 그러나 제도가 변하면서 인식의 변화도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낙태죄 폐지 논쟁에 있어서 낙태죄가 폐지되면 미혼의 상황에, 서로가 원치 않는 임신의 상황에서 여성에게 낙태를 종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전영순: “그런 이야기는 호주제 폐지 논쟁 때도 있던 이야기이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재혼을 마구하고 가족관계도 복잡해진다, 한부모들이 재혼 쉽게 하려고 하는 법안이다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혼란은 없었다. 그리고 또 간통죄 폐지 때도 사회가 엄청나게 문란해질 것처럼 이야기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정말 임신중지가 필요한 사람들이 법 때문에 하지 못하는 것은 비극이다.”

 

오진방: “왜 여성계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겠나.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이야기이다. 막상 국가의 강제로 낳는다고 국가는 무얼 해주나. 낙태죄를 죄라고 해놓고 그 이후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 사회 환경이 전혀 나아진 점이 없다. 일단은 폐지된다하더라도 그 다음에 후속의 조치들은 또 긴 과정이 있다. 여성들이 낳든 키우든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이 혼자 낳아 키우는 게 아무렇지 않은 사회, 다만 그것을 국가가 전적으로 돕는 나라가 되어야 원치 않는 임신의 상황에서 낳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아니겠나?”

 

전영순: “어쨌든 낙태죄 논쟁에서 태아도 생명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되는데 그 부분은 간과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성교육, 책임있는 행동에 대한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

 

– 한국한부모연합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함께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영순: “저는 가족에 대한 차별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겉으로 보이는 형태 때문에 차별. 피부색에 의한 차별,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는지에 다른 차별 등등. 모든 인간은 귀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됬다. 저는 활동가로서 가족차별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함께 함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만의 힘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연대체 활동에 함께 하자고 했다. 적극 참여 못해서 미안할 뿐이다.

 

– 마지막 하실 말씀?
전영순: “몇 년 전부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있어 왔는데 차별금지법 제정이 그렇게 어려운건가 생각이 든다.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성소수자 이슈인 것 같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그런 의제에 관하여 많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요즘 들어 사회에 혐오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하는데 이 법 하나 제정하는 게 왜 이리 어렵나 싶다. 이번엔 꼭 법제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오진방: “저희도 가족이슈를 가지고 운동차원에서 한다는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80년대, 9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여성운동이 생겨났고 여성운동 안에서 가족이슈는 조금 열외였던 것 같아서 이런 이슈로 따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여러 이슈를 아우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있는 것이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많은 소수자들의 인권이 참 어렵지도 않은데 그걸 보장해주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여전히 갈 길이 많고도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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